글: 이재표 · 글씨: 김재천

저격수라는 뜻의 영어단어 스나이퍼(Sniper)는 몸집이 작고 빠른 야생도요새 스나이프를 사냥하는 사람에서 비롯됐다. 조준경을 장착한 특수한 총으로 목표를 일격필살(一擊必殺)해야만 명(名) 저격수 즉, 스나이퍼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영화 속의 저격수는 사람을 죽이지만 총을 난사해 주변 사람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 타깃은 오직 하나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정치판을 풍자할 때도 저격수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한다. 개념은 전쟁의 저격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싸잡아 비판하는 사람을 저격수라 하지 않는다.

상대진영의 거물을 ‘말의 탄환’으로 쏘아 쓰러뜨림으로서 진영전체를 초토화시켜야 인정을 받는다. 그래서 그의 목표물이 된 사람의 이름을 붙여 ‘○○○저격수’ 등으로 부른다.

전쟁에서든 정치판에서든 저격수는 자신을 숨겨야한다. 전투상황에서는 상대측에게 생포될 바에야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정치판에서도 자신을 스스로 지켜야하고 당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

중앙정치보다 국민의 시선에서 소외된 지역정치판에는 목표물이 될 만한 거물급 정치인도, 저격수라 부를 만한 정치인도 드물다. 그런 와중에도 ‘이시종 자격수’로 불리던 도의원이 있다. 그런데 그가 오히려 저격을 당했다.

옥천 대청호 수변구역 가족 명의로 농촌민박을 불법 건축했다가 <KBS 뉴스完>팀의 조준을 받은 것이다. 그가 방탄조끼를 입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저격부위는 치명적인 곳이다. 저격수칙을 되새겨본다. 하나 몸을 숨긴다. 둘 난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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