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연희 설치미술가

어떤 이가 석가모니를 찾아가 호소를 하였다.
“저는 하는 일 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이 무슨 이유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저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털털인데,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도대체 무엇을 준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아무 재산이 없다 해도 줄 수 있는 일곱 가지, 즉 무재칠시(無財七施)는 있는 법이다.”
“가진 것이 없어도 남에게 줄 수 있는 7가지가 무엇입니까?”

“첫째 화안시(和顔施)이다.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일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둘째는 언시(言施) 말로서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부드러운 말을 하라는 것이다. 셋째는 마음의 문을 열고 항상 따뜻한 마음을 주도록 하라는 심시(心施)이다. 이어서 넷째는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듯이 눈으로 베풀도록 하라는 안시(眼施)다. 다섯째는 남의 짐을 들어준다거나 남의 일을 도우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라는 신시(身施), 여섯째는 내 자리를 내주어 남에게 양보하는 것을 즐겨하라는 좌시(座施), 마지막으로 일곱째는 굳이 묻지 않고도 상대의 속을 헤아려 도와주도록 하라는 찰시(察施)다.” 라고 말했다.

오래전 일이다. 시내 한 아파트에서 조용히 살던 사람이 바로 옆집 이웃과 주차 공간 문제로 고성이 오가도록 싸웠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람은 상대방이 인정사정없이 퍼붓는 폭언(暴言)을 견디지 못하고 심장마비로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파트촌에서는 무분별한 소음이나 쓰레기, 재활용품, 폐기물의 무단 방출로 주민들 사이에 상을 찌푸리고 분쟁이 일어나는 일이 허다하다. 다중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예의와 질서를 지키지 않고 살기 때문이다. 달리는 흉기로 변하곤 하는 자동차의 사용 문화도 마찬가지다.

핸들만 잡으면 욕설부터 내뱉고 과속에 무시로 차선을 넘나드는 운전습관이 세계 최고 수준의 교통사고를 만들어내고 있다. 버스나 전철 간에서 휴대전화에다 대고 그렇게 큰 소리로 오래 떠드는 나라도 우리 말고는 지구상에 별로 없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상대의 뒤에서 욕을 하거나, 습관적으로 험담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별 거 아닌 일에도 비수를 꽂는 듯 막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막말로 인해 잃은 신뢰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는다고 한다. 막말 후에 설령, 서로 화해가 되었다고 해도 지워지지 않을 앙금이 가슴깊이 남게 되어 진정한 화해가 어렵다고 한다.

쏘아버린 화살, 땅에 쏟아버린 물, 그리고 입 밖으로 튀어 나간 말 한자리, 이들은 다시 원상회복이 안 되는 것이다. 화가 난다고 남에게 함부로 욕하고 험담하는 말은 주어 담기가 불가능하다. 남을 격려하거나 칭찬하는 추임새를 못 할 입장이라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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