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간첩><신세계><파파로티>에 출입국 장면 등장
국제선 많지 않아 보호구역촬영 용이…한때는 영업도

암흑세계의 의리와 배신을 다룬 한국형 느와르 영화 <신세계>에서 화교 폭력배 정청(황정민 분)의 입출국 장면에는 인천국제공항과 청주국제공항이 번갈이 등장한다. 청주공항은 대개 2.3층 출국장까지 고가도로가 연결되는 여느 공항과 내·외부가 달라 눈썰미만 있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특히 해당장면에는 청주공항의 직지홍보관이 얼핏 비친다. 알아본 사람들의 웃음이 터져 나온다.

▲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답: 청주공항이 등장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역시 최신 개봉작인 <파파로티>에서 조폭 출신 고교생 성악가 이장호(이제훈 분)가 이탈리아로 출국하는 장면도 역시 청주공항이다. 이장호가 교사 나상진(한석규 분)을 향해 큰절을 하는 순간, 검색대 자동문이 한 번 더 열리고 닫힌다. 청주공항임을 재확인할 수 있다. 청주 출신 배우 유해진이 김명민과 함께 주연을 맡은 <간첩>의 공항씬도 청주공항에서 찍었다.

청주공항이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포국제공항 등을 제치고 영화촬영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얼까?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문의한 결과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확인됐다. 한마디로 말해서 보호구역 내 촬영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공항 내에 있는 시설 중에는 관리기관이 따로 있는 보호구역이 있다. 출입국 관리는 법무부가 하고 관세구역은 관세청이 관리를 맡는다. 따라서 이 구역 안에서 촬영을 하려면 해당 관리기관의 허가를 받아야한다. 따라서 공항 외부는 인천공항을 찍고 내부촬영만 청주공항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청주지사 관계자는 “인천이나 김포는 출국장이 늘 붐빈다. 따라서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시간을 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반해 청주공항은 국제선 사이에 간격이 있고 아예 국제선 운항이 없는 날이 있기 때문에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호구역 내 촬영허가를 받은 이후에는 사용료를 내고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을 찍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사용료가 저렴해 영화촬영이 잦은 것은 아니다. 청주지사 관계자는 “국제공항은 2시간을 기준으로 공히 22만원을 받는다. 대개의 경우 4~6시간 정도에 하루 촬영을 마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청주공항 개항 이후 IMF가 터져 국제선 운항이 몇 년 동안 중단됐을 때는 공문을 만들어 영화사나 방송사, 기획사 등에 뿌리기도 했다. 당시엔 촬영이 더 많았고 그 이후 입소문이 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밖에 2009년 충북도와 청주시가 제작을 지원해 청주 수암골을 중심으로 만든 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은 제작사에 ‘청주공항을 노출시켜 달라’고 특별히(?) 주문한 경우에 해당된다. 청주공항이 뜨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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