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아는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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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아는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13.03.1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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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조국 <진보집권 플랜>과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김형근 충북도의원

2012년 12월 19일. 51.6% 대 48%. 이제 대선이 끝난 지도 3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간 나는 선거결과로 인한 허탈함과 쓰라림을 추스르고 난 후 매우 뒤늦었지만 변명같은 호기심으로 언론인 오연호와 서울대법대 교수인 조국의 대담을 정리한 <진보집권 플랜>을 보았고, 그래도 허전한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있다가 손에 잡힌 책이 요즘 하버드대 교수로 필명을 날리는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었다.

<진보집권 플랜>은 앞의 두 사람이 7개월간에 걸쳐 진보집권의 이유와 과제, 분야별 정책 등에 대해 대화하고 책으로 엮어 대선 2년전인 2010년 11월에 발간한 책이다. 대선평가는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우리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또한 하지않은 무엇을 해야했는가 하는 질문을 하며 숙독하였다.

조국 교수가 리무진을 타고 다니면서 진보적 가치를 논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붙이는 ‘리무진리버럴’이란 말을 들었을 때의 씁쓸함을 토로하는 문구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김대중 정부 이전부터 정치권에 진입하고, 두 민주정부를 거치며 국정과 정치, 지방행정과 자치를 담당하고 성장해온 386세대들이 그 과정에서 생겨난 기반으로 기득권 세력화되진 않았는지, 그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울타리를 치고, 개혁이라는 불편하고 때론 타인과 거북한 관계로 가야하는 지향보다는 영주자리에 만족한 측면이 있진 않았는지, 정치에서는 진보 생활에서는 보수라는 이중성의 삶은 아니었는지.

같은 맥락에서 조 교수는 진보개혁진영의 정치권이 “한마디로 혁신결핍증에 걸려있다”고 일갈한다. 이는 앞에서 말한 태도 위에서 시대를 변화시킬 고민과 치열성이 부족했음을 단적으로 지적한 말이라 본다. 그는 또 “대중의 고통이 어디에 있고, 그 고통을 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삼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렇다.

이번 선거 승패의 결정적 변수였다는 50대의 관심화두가 ‘은퇴, 아파트 한 채, 저축 소액, 자녀 일자리’였음을 우리는 알았는가. 50대의 반란은 정치개혁을 역설한 후보보다는 삶의 문제에 근접한 후보를 선택한 당연한 귀결이었음을 지금이라도 인정하고 있는가? 어떠한 정치세력도 이젠 경제, 민생, 삶의 문제, 사회경제적 민주화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대책을 갖고 있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긍정과 낙관을 잃지 말자”

조 교수는 “진보는 밥 먹여줍니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상적 모델이 아니라 지금 대중이 고통을 느끼며 개선을 원하는 구체적인 생활경제 아젠다를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서 정치가 출발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런 면에서 그가 “일상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진보로서의 맛을 유권자가 봐야한다”는 말은 우리의 방향을 제시하는 매우 적확한 말이다.

그는 이미 책서문에서 내가 판단한 이 책의 핵심을 밝히고 있다. 우리가 그간 냉소, 초연, 안주에 빠져 심신의 '결기'가 취약했던 점을 자기 비판하면서도, 긍정과 낙관을 잃지 말자고. 그러면서 “진보는 열정을 가지고 미답의 장, 미완의 장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고 외친다.

조 교수를 통해 우리가 어떠한 부족함이 있었기에 기회를 놓쳤는가에 대한 해명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 허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슴 한 켠이 여전히 채워지지 않음을 느낀다. 그 반성이란 게 말하자면 사회과학적인 것이니, 이제 인문학적인 영역의 성찰로 들어가보자는 생각이 미칠 때, 일전에 지인이 선물한 혜민스님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을 잡기를 잘 했다는 생각은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면서 무슨 수로 다른 사람을 내 방식대로 바꾸겠습니까?”라는 스님의 일성에서다. 그렇지, 사회와 세계를 바꾼다 하면서 내면을 피폐시키고, 반성할 줄 모르고, 남의 탓만 해서야 어디 바뀌어 지겠는가! “본성을 깨닫는 마음공부 방식은 무언가를 자꾸 배워서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쉬고 또 쉬고이다. 완전히 쉬고 비워냈을 때 마음의 근본바탕과 정통으로 딱 만날 수 있다.”

위에서 치열하지 못했음을 반성했는데, 쉬고, 비우라니? 한참 뒷 페이지에서 스님은 답을 내놓는다. “자연스러우면 자연스러울수록 전혀 노력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요. 그렇지만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없는 듯이 본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본성이고, 진리입니다.” 이는 노자가 도덕경에서 무위자연을 이야기함과 같은 맥락이다. 곧, 함이 없는 함이란 얘기다.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아는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만이 있을 뿐입니다.” 스님의 이 말에 고개 숙이며, 프랑스 혁명당시의 유명한 장군이었던 토마스 페인의 “우리속엔 세상을 새롭게 시작할 힘이 있다”는 문구를 생각하면서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 본다.

신간소개


<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소장으로 재임하면서 MIT 미디어랩을 세계 최고의 기술연구소로 성장시킨 프랭크 모스의 경영 현장을 소개한 책이다. 그곳의 교수진과 연구생들을 마법사와 제자들이라고 애칭하면서, 동고동락했던 경험과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꿔 놓을 혁신적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현장을 엿볼 수 있다.

세상을 바꾼 경제학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김영사/1만3000원

<세상을 바꾼 경제학>은 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부터 이후 30여 년 동안 경제학상을 수상한 사람 가운데 11명의 주요 경제학자들을 선별하여, 그들의 연구와 삶을 살펴본 책이다. 또한 경제학이 현실 세계에 미친 영향과 세상을 바꾼 이론들의 탄생 배경을 함께 탐구한다. 특히 수상자와의 인터뷰를 실어 그들의 참모습을 보다 진솔하게 전달한다.

원전의 재앙 속에서 살다
사사키 다카시/ 돌베개/ 1만5000원

3·11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에서 발신한 재난일기 <원전의 재앙 속에서 살다>. 전직 스페인 사상사 교수인 저자 사사키 다카시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정부의 행정 편의주의적인 피난 지시를 거부하고 치매에 걸린 아내와 함께 자택 농성을 벌이며 하루하루 써내려간 치열한 고투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
프랭크 모스/ 알에이치코리아/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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