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통합시 출범으로 청원군 4分…새 판 짜기 시작돼
윤경식(흥덕갑) 은퇴…이승훈(청원) 지방선거 방향전환

새누리당 충북도당에게 있어서 2012년은 승리의 해였다. 4.11총선부터 조짐이 좋았다. 8개 선거구 가운데 5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17대 총선에서 전석을 민주당에게 내주고 18대 총선 역시 제천·단양 단 한 석을 건졌던 것에 비하면 대반전을 이룬 셈이다. 윤진식(충주) 의원은 당초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2010년 이시종 현 지사가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궐위가 된 자리에 보궐선거로 당선된 1.5선이다.

충북의 새누리 바람은 대선까지 불어서 확실하게 박근혜를 밀었다. 13대 대선 이후 6번 모두 당선자를 맞혔다는 ‘족집게 표심’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전국 득표율이 51.6% 대 48.6%로 비교적 팽팽했던 반면, 충북은 56.2% 대 43.3%로, 12.9%p의 격차를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도내 13개 시·군·구에서 모두 이겼다.

수년 전부터 주목해왔던 양대 선거의 해를 잔치분위기로 마무리한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지금도 여전히 승리에 도취돼 있을까? 상황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총선에서 5석을 가져온 새누리당의 부족한 3석이 2014년 7월 시·군통합을 앞두고 있는 청주·청원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청주 흥덕갑·을과 청원이 그곳이다.

특히 청주와 청원은 내년 통합시 출범에 따라 행정구역을 4개 구로 획정하게 될 것으로 보여 3년 뒤 총선은 현재의 청원 선거구가 4개로 분할돼 청주에 통합되는 등 완전히 새로운 판에서 실시될 전망이다. 현역의원의 부재와 시군통합은 이 지역의 정치판을 크게 흔들어 놓을 것이 뻔하다. 
 


아직은 정확한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통합 청주시가 어떻게 구를 획정하느냐에 따라 2016년 19대 총선의 선거구도도 새 판을 짜게 된다. 구 획정은 현재 용역에 들어간 상황이며 앞으로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쳐 10월 안에 결정될 예정이다. 분명한 것은 계란 노른자를 흰자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의 현재 구도는 해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청원군이 동서남북으로 분할돼 각각 4개 구에 포함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청원 선거구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청주·청원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현재 청주 상당과 흥덕갑, 흥덕을, 청원 선거구 등 4개다. 당장 선거구가 늘거나 줄지는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 상당 선거구가 청원군 일부를 포함해 2개로 분할되고 흥덕갑, 을 선거구는 청원군 일부를 흡수해 몸집을 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새누리당은 이 4개 선거구 가운데 상당을 제외한 나머지 3곳에 현역 의원이 없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당선자를 내지 못한 3곳이 모두 이곳에 집중돼 있다. 이 지역 유일한 당선자인 정우택(상당)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계속 맡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오히려 윤진식 현 도당위원장이 법화(法禍)에 시달림에 따라 도당위원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에 반해 나머지 3곳은 모두 유동적이다. 새누리당은 당협위원장들의 임기가 6월까지이기 때문에 5,6월 중에 도당을 개편할 가능성이 높다.

흥덕갑 ‘최현호 무혈입성할까’

교체 1순위는 윤경식 위원장이 맡고 있는 청주 흥덕갑이다. 일각에서는 윤 위원장이 이미 지난 대선과정에서 윤진식 도당위원장에게 사의를 밝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위원장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윤 위원장은 “4번이나 출마했다. 욕심만 내기도 그렇고 그만둘 생각이다. 그러나 선거(19대 총선)가 내일이나 모레도 아니고 형식적인 것은 주민과 당, 그리고 내 자신을 위해 좀 더 검토해 봐야한다”밝혔다.

윤 위원장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정계를 떠날 것이지만 그 시점과 방식은 좀 더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2000년 16대 총선에 당선됐으나 이후 3차례 선거에서 모두 낙선했다. 특히 18대 총선에서는 당초 공천장을 받지 못했으나 이명박 대통령 하에서 ‘친박을 학살했다’는 반발이 번지면서 고(故) 김병일 전 서원대 이사장이 받았던 공천장을 넘겨받았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흥덕갑이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되는 등 공천배제가 확실시됐으나 극적으로 공천장을 손에 쥐었다.

따라서 더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윤 위원장은 “내년 통합시장 출마 등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관심대상이 아니다. 논란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왜 윤 위원장은 자신의 정계은퇴 시점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일까? 이는 현재 지역구 승계가 유력한 최현호 전 선진통일당 흥덕갑 위원장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것이 마뜩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흥덕갑·을이 분리되기 이전인 1996년 15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래 무소속 2회, 자민련 1회, 자유선진당 2회 등 모두 5차례에 걸쳐 내리 출마했으나 양당구도에 밀려 모두 낙선했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하면서 새누리당에 합류했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윤 위원장도 그렇지만 흥덕갑 당원들이 뿌리가 다른 최 전 위원장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기존 당원 또는 정치신인에게 자리를 물려줄 수 있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려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최현호 전 위원장은 4전5기도 아니고 5전6기의 역사를 써야할 판이다. 더욱이 그 마지막 도전은 그동안 대립각을 세워왔던 여당에서 이뤄야한다. 최 전 위원장은 의외로 담담했다. 최 전 위원장은 “위원장의 임기가 있고 교체시가 있으니 올봄은 지나봐야 알지 않겠나. 순리대로 가려니 하고 기다리고 있다. 솔직히 당내에 경쟁할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실 고민도 많았다. 옷이 잘 맞지 않는 것도 같고…”라고 합당과정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무소속 또는 군소정당 후보로 출마해서도 10~15%를 득표했던 최 전 위원장은 이제 1당에 입당해서 20년 정치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이승훈 “지사, 통합시장 권유받아”

청원은 더 예측불허다. 지난해 19대 총선에서 복잡한 당내 경쟁을 벌였던 인물들은 예기치 않게 대부분 정리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대변인을 지내면서 MB의 입으로 통했던 김병일 전 서원대 이사장은 민주평통 사무처장, 여수엑스포 사무총장 등 화려한 스펙을 쌓으면서 고향 청원에서 금배지를 달려했으나 공천탈락에 이어 ‘Crime to guilty’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홍콩에 체류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통일교 정당인 평화통일가정당으로 정계에 입문한 손병호 전 예비후보는 선거구민 462명의 중국여행 경비 9500여만원을 대준 혐의로 지난 2월18일 구속됐다.

현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이승훈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다. 이 위원장은 부지사 시절 모셨던 정우택(상당) 의원과 동반출격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 의원과 가까운 사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차기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내년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통합시장에 나갈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통합시장이 됐든 도지사가 됐든 내년 지방선거에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주변에서 그렇게들 권유하고 있고, 내 스스로도 행정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단체장 쪽이 더 맞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 위원장이 단체장 출마로 결심을 굳힐 경우 청원 선거구도 갑자기 주인을 잃은 무주공산이 될 형국이다.

경쟁자로 붐벼 공천이 10여일 이상 늦어졌던 불과 1년 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 선거구의 주인이었던 오성균 전 당협위원장도 정치 재개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위원장은 “변호사로서 업무에 충실할 계획이다. 오창에 있는 변호사사무실도 5월1일 청주로 옮길 계획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오 전 위원장은 17,18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러나 오 전 위원장이 정계를 떠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은 아닌 게 분명하다. 청주로 변호사사무실을 옮기는 것도 시군통합에 따라 선거구가 조정되는 것을 고려한 포석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오 전 위원장은 통합시의 구 획정에 대해 “무심천과 청주대로를 기준으로 십자가로 나누면 된다. 상당구 북쪽에 내수·오창·북이가 들어가면 되고 남쪽에는 남일·가덕·문의·미원이 들어가면 된다. 이렇게 하면 상당의 2개 선거구가 38만명에 이르는데 몇 개면만 상당구쪽으로 더 편입시키면 상당과 흥덕이 형평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훈 위원장의 거취에 따라 다시 위원장 복귀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흥덕을 ‘김준환 정치역량 시험대’

청주 흥덕을은 당분간 현 김준환 위원장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통적인 친박 정치인이었으나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당 밖에서 친박을 외치며 미래연합 도당위원장을 맡았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복당해 오장세 전 충북도의회 의장과 경선을 벌인 끝에 총선에 나섰으나 패배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에 즈음해서 복당하다보니 최상의 조건으로 선거에 임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다. 대선을 치르면서 조직을 완전히 정비했다. 당협위원장은 사고나 사퇴가 아니면 유지하는 것 아닌가. 지금은 ‘봉사하는 당협이 돼라’는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3년 뒤의 김 위원장이 흥덕을의 맹주로 남을지 아니면 관리형 당협위원장으로 수명을 다할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지역의 맹주는 송태영 전 당협위원장이었다. 송 전 위원장은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들이 쓴 MB인맥 관련 출판물에도 이름이 등장할 정도로 뼛속까지 MB사람이다. 송 전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예비후보 가운데 여론조사 지지도가 가장 높았음에도 경선대상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 체제에서는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할 정도다.

송 전 위원장은 “주중에는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은 남 보기에도 좋지 않다. 김준환 위원장에게 기회를 줬으니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으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발언으로 읽힌다. 송 전 위원장의 지인은 그의 서울 활동에 대해 “정치적으로 동지관계인 정두언 전 의원의 옥바라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알려줬다.   

당내 소식통 Q씨는 “현역 의원이 아닌 경우에 당협위원장이 누군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더구나 지금은 총선까지 3년이나 남지 않았나. 지금 새로운 사람이 위원장이 된다고 해도 3년 뒤엔 올드페이스다. 뉴페이스는 1년 전이나 돼야 움직일 수 있고 지금 당협위원장을 맡는 사람은 당을 관리하는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 물론 일찍 맡으면 대의원 구성에 관여하는 등 자기 사람을 심을 수 있고 지역구에 얼굴을 알릴 수도 있겠지만 선거는 조직만 갖고 하는 게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신용한 특보, 박근혜 정부에서 ‘플랜B’ 펼치나
지난 대선캠프에서 ‘청년일자리 창출 특보’로 활약
청주 출신, 청년창업가 대상 멘토링 프로그램 주목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청년일자리 창출 특별보좌관으로 활약했던 신용한(45) 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신 대표는 충북 청원 출신으로 청주고를 졸업(60회)하고 연세대 경영학과와 법학과에서 연이어 학사학위를 받은 특이한 학력의 소유자다. 대학원 진학 대신 졸업 후 편입을 통해 한 대학에서 2개의 학사학위를 딴 것이다.

▲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청년일자리 창출 특별보좌관으로 영입됐던 충북 출신 신용한 지엘베스트먼트 대표의 대선 이후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신용한 대표와 그의 저서 <동업하라>.

신 대표는 전국의 대학생들과 청년창업가들을 대상으로 ‘Jump together’라는 1대 1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유명세를 탔다. 엔젤펀드를 직접 운영하면서 청년창업가들 성공을 물심양면으로 돕기도 한다. 지엘인베스트먼트 역시 창업투자 목적의 벤처 캐피탈회사다.

신 대표는 <위기가 오기 전에 플랜B를 꺼내라·위즈덤하우스> <동업하라·21세기북스> 등 관련분야 저서의 저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또 극동유화그룹의 최연소 최고경영자, 구조조정본부 사장을 역임했으며, 인쿠르트 사외이사, 맥스창업투자 대표 등을 지냈다.

신 대표는 나이에 비해 화려한 이력 때문에 2012년 4.11 총선 당시부터 새누리당으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감동인물을 찾는 프로젝트가 많이 알려지면서 강남벨트 인재영입 케이스 또는 비례대표 후보로 비중 있게 거론됐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지난 대선에서 특보로 활약하기까지는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의 천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 정책적으로 보좌하면서 “각 당이 대부분 청년 일자리라고 거창하게 이름만 지어놓고 특화된 모습이 없다. 이를 대학생·졸업생·취업재수생, 창업희망자로 나누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신 대표는 이어 “1인 창업은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이 될 수 없다”며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창업을 하면 취업자 수에 포함시킨다는 점에서 적극 권장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특보로 활약하면서 현장 경험자라는 특성을 살려 글로벌과 청년을 결합한 공약개발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대선 이후’ 그의 활약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신 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금은 기다리는 단계다. 뭐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다만 “장관이나 청와대 인선 결과가 발표됐지만 학교까지 충북에서 다닌 진정한 충북연고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의 저서 <위기가 오기 전에 플랜B를 꺼내라>가 암시하듯 특보활동이 플랜A였다면 이제 플랜B가 실현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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