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옥균 경제부 차장

1년여간 내홍을 겪어왔던 청주상공회의소가 후임 회장에 (주)동화 노영수(67) 대표를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최근사태를 조기 수습하기 위해 덕망이 높고 합리적인 인물이 필요하다”며 “청주산단에서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노 대표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추대 이유를 밝혔다.

같은 날 비대위는 노 대표에게 이 같은 사실을 유선 상으로 알렸다. 다음날인 6일에는 노 대표를 직접 만나 회장 추대 결의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노 대표 또한 조기 수습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추대에 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변이 없는 한 15일 열리는 임시의원총회에서 노 대표가 차기 회장에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청주상의를 야구경기에 빗대어 말하자면 선발투수가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을 하고 조기 강판당한 형국이다. 이럴 경우 감독은 경기를 포기하고 폐전처리 투수를 내보낼 수도 있고, 역전을 기대하며 더이상 실점을 하지 않을 구원투수를 내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청주상의 정상화는 이야기가 다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더 이상 실점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패전처리가 아닌 구원투수가 시급한 실정이다. 내부적으로는 청주상의를 정상화시켜야 하고, 그동안 밀린 대외적인 역할도 차질없이 수행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 대표를 추대하기로 한 비대위의 결정은 의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상임의원들이 전원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오 회장과 대립각을 세울 때도 당시 부회장이었던 노 대표는 다른 부회장들과는 달리 오 회장과 날선 대립을 펴진 않았다. 지난 10여 년간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도 청주상의 내에 적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도 차기 회장이 화합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노영수 대표는 1990년 청주산단에 식품제조회사 (주)동화를 설립하면서 청주와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주)신동화(서울 소재), (주)시즈너(청주 소재) 등 계열사까지 운영하며 연매출 700억원대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또한 18대부터 21대까지 4대에 걸쳐 청주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고, 7년째 청주산업단지 관리공단 부이사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비대위로부터 청주상의 회장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도 앞서 나열한 지역 사회 활동과 성공한 사업가로 평가받는 것 때문이다. 청주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 대표를 선택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한마디로 과거는 검증됐다. 문제는 앞으로다. 노 대표를 비롯해 차기 회장으로 거론됐던 인물들은 그동안 하나같이 차기 회장직을 고사했다. 그만큼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홍역을 치른 청주상의가 다시 충북 최고의 경제단체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구원투수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패전처리가 아닌 구원투수로 기억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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