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사는 이 사람, 이주형 괴산 목도고 교사

1만권의 책을 읽고 100개국을 여행하는 게 인생의 목표라? 이름하여 만독백려(萬讀百旅). 그를 10여년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재미있는 목표가 있었는지 몰랐다. 이 사람 얘기를 들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부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주인공은 이주형(53) 괴산 목도고 교사.

중2때 무전여행을 시작으로 자전거여행까지 해서 국내 웬만한 곳에는 한 번씩 발자취를 남겼던 그는 지난 2000년부터 본격적인 해외여행을 시작했다. 이렇게해서 현재까지 여행한 나라가 50여개국. 미국·유럽·아프리카·아시아의 많은 나라를 다녀왔고 지난 겨울방학에는 스페인·모로코·포르투갈 등지를 여행했다.

▲ 쿠바 아바나에서

“돈이 많아야 여행하는 건 아니다. 좋은 집과 좋은 차 사고 노후준비 하는데 목표를 두지 않으면 여행할 수 있다. 50억원짜리 부동산 가진 사람이 더 모으려고 하면 아무데도 가지 못한다. 그런데 여행도 저축해서 가려면 돈 아까워 못간다. 그래서 나는 일단 떠난 다음 나머지 문제를 해결한다.”

그 대신 이 교사는 가기전에 철저히 준비를 한다고 했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볼 것인가, 이동수단은 무엇이고, 어디에서 숙박을 할 것인가 등. 그 중 무엇을 볼 것인가에 방점이 찍힌다. 가기전에 책을 읽으면서도 무엇을 보고 올 것인가를 골똘히 생각한다는 것. 혼자가거나 부인과 함께 동행할 때가 많고 가끔은 여행사 패키지 관광도 떠나는데 혼자갈 때는 허름한 곳에서 먹고 자는 게 이젠 익숙하다고.

▲ 케냐 마사이마을에서 원주민들과 함께(맨 오른쪽)

“올 여름에는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아르메니스탄 등에 갈거다. 지금부터 이쪽 나라 책 읽으며 행복해하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아직 가보지 못한 중앙아시아·북유럽·실크로드·차마고도·히말라야 트레킹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젊을 때는 먼 곳, 나이들어서는 가까운 곳’을 다니리라 생각했다는 이 교사는 가까운 동남아는 아직 발걸음조차 하지 않고 남겨놓았다며 웃었다.

또 최근에는 외국자본으로 지은 대규모 호텔과 식당 대신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나 식당을 이용하는 ‘공정여행’에 관심을 갖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 머릿속에 세계지도 한 장이 들어있는 이 교사는 여행경험을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재미있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이 교사는 충북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하고 충북청주경실련을 만든 주인공. 초창기 때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을 지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