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경 도의원·김기형 진천군의원 ‘재선 출사표’
김종현 18대 총선 계기, 충주에서 진보정치 도전

농민 그리고 진보정당

▲ 2012년 총선과정에서 불거진 내분과 대선패배로 만신창이가 된 통합진보당이 선거를 통해 소생을 노리고 있다. 고향 음성에서 과수농사를 지으며 도의원에 도전했던 김종현(왼쪽) 충주시당 부위원장은 3월2일 학연이 있는 충주로 옮겨 재보궐선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또 김도경(오른쪽) 도의원 등 농민회 출신 정치지망생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통합진보당에게 2012년은 지우고 싶은 한 해로 남았을 것이다. 야권연대로 대선승리에 기여하면서 연립내각에 참여한다는 것이 진보당의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연초부터 틀어졌다. 4.11 총선 비례대표 당내 경선과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른바 당권파와 비주류가 심각한 내부 분열을 겪었고 결국 비주류가 진보정의당으로 분당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로써 2011년 12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계열의 새진보통합연대 , 국민참여당의 합당으로 탄생했던 통합진보당은 당명만 바뀌었을 뿐 예전보다도 위축된 모습으로 회귀했다.

고심 끝에 대선 출사표를 던졌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선언처럼 대선 후보자토론회에서 박근혜 저격수를 자임했으나 선거결과가 그의 활약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이 후보의 독설에 패배의 책임을 전가하는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 후보는 18~22일 단독 출마로 진행된 당 대표 선거에서 91.06%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당 대표에 복귀했다. 지난해 5월 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로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9개월만이다.

이 대표는 오는 4월 실시하는 재보선에서 최근 ‘삼성 X파일’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지역구(서울 노원병)에 출마자로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가 실제 출사표를 던질 경우 이 선거는 통합진보당의 회생을 판가름하는 실험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에서는 충주 국회의원 재보선이 실시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진식(새누리) 의원은 지난 2월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결과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윤 의원은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10년 동안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윤 의원은 판결 직후 “거짓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맞서겠다”고 밝혀 3심 법정까지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야권단일후보로 맞대결을 펼쳤던 김종현 충주시당 부위원장은 활동무대를 충주로 옮겨 제2의 정치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승부의 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펼쳐진다고 봐야한다. 2012년 내내 ‘종북’이라는 이념의 멍에를 뒤집어썼던 통합진보당에 대한 밑바닥 여론을 측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충북도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여줬던 가능성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후보군은 주력이 농민들이다.

서울대 졸 농사꾼 김종현 충주로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98학번)를 졸업한 김종현 통합진보당 충주시당부위원장은 당초 고향인 음성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충북도의회 음성1선거구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던 것. 김 부위원장은 최병윤(민주), 한동완(한나라) 후보에 이어 2208표(14.63%)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2006년 고향에 내려와 사과, 복숭아 농사를 지으면서 농부로 살아온 김 부위원장은 대학시절부터 민노당 학생당원으로 활동하며 진보정치의 꿈을 일궈왔다.

김 부위원장은 그러나 지난해 4.11총선에서는 충주지역구에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했다. 민주당이 이 지역에서 마땅한 후보를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충주가 통합진보당 몫의 야권연대지역으로 정해졌던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음성을 떠나 긴급 투입된 충주 총선에서 2만5143표(30.72%)를 얻었다. 맞대결 결과 5만6668표(69.27%)를 얻은 윤진식 의원에게는 크게 뒤졌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정서가 강한 충주에서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부위원장은 1년 전 결과에 대해 “충주라는 지역의 정체(停滯)에 대한 주민불안이 큰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과 정치를 바라는 지역의 정서를 확인한 선거였다. 나이가 젊고 지역 내 기반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보내준 성원에 감사한다”고 평가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충주로 정치적 터전을 옮겼다. 3월2일에는 아예 이사를 하고 충주인권센터 대표를 맡아 노무사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음성이 고향이지만 외가가 있는 충주에서 초·중·고(충주고 54회)를 모두 졸업했다. 윤진식 의원에 대한 공판결과에 따른 재·보궐선거 여부를 떠나 충주에서 정치를 하기로 결정하고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변하지 않은 것은 그가 젊은 농부라는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농업은 생업이다. 음성에 있는 과수원을 오가며 농사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당 의석증가 낙관적 전망

농민후보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통합진보당 충북도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의회 의석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은 농민후보 중 현역인 김도경(청원2) 충북도의회 의원과 김기형(진천 나) 진천군의회 부의장의 재선을 굳게 믿고 있다. 청원군 북이면 석성리에서 나고 자란 김도경 의원은 청원군농민회장과 도연맹 부의장을 지냈다. 충북대 85학번인 김기형 부의장은 진천군 농민회장 출신으로 농촌에서 보기 드문 40대 일꾼이다.

김도경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이뤄 한나라, 무소속 후보와 3자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1만6934표(55.48%)를 얻어 1만1172표(36.6%)를 득표한 윤철규 한나라당 후보를 큰 표차로 제쳤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 기조를 이어갔던 2010년과 달리 2014년 지방선거는 민주당과 진보정당 모두 명운을 걸고 싸워야하는 상황이다. 

김도경 의원은 이에 대해 “지금 출마여부를 단언할 수는 없다. 내년 상황을 지켜봐야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진로를 결정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신장호 도당위원장은 “정세가 유동적이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권후보단일화는 불투명하다. 민주당도 마땅한 후보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2016년에 총선이 있으니 변재일(청원·민주) 의원도 통합진보당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장호 위원장은 또 “2011년 청원군의회 가선거구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이강재 후보, 2006, 2010년 음성군의회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김대회 후보 등도 농민회 출신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도내 군의회 선거에 출마할 농민후보를 발굴하고 있는 만큼 농민회 활동을 기반으로 당선되는 지방의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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