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가드코리아·일동제약·SK이노베이션 2300톤 대기방출관계기관, 대기측정은 커녕 건강영향성 평가도 한 번 안해

2012년 9월 27일 3시 23분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마을 건너편에 있는 공장에서 뿌연 연기가 피어 올랐다. 마을의 소들이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소들의 입에선 연방 침이 흐르고 눈은 초점을 잃었다. 봉산리 이장 박명석씨는 직감으로 느꼈다. 단순한 화재가 아니라 무엇인가 불길한 사고임을 느낀 박씨는  곧장 마을 방송 마이크를 잡았다. 4시 20분 봉산리 이장 박씨는 마을 주민 대피방송을 시작했다. 박씨는 트럭에 주민들을 태운뒤 영화속 장면처럼 몰려오는 연기를 피하기 위해 지그 재그로 운전했다.
구미 불산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마을주민 1만2천명이 검진을 받고 3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구미시는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나서야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1984년 12월 인도 보팔에 있는 유니언 카바이드 공장. 직원들은 당황했다. 섭씨 0도로 유지돼야 하는 610번 탱크의 온도가 갑자기 올라가기 시작했다.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시간만 흐를 뿐 탱크의 온도는 내려가지 않았다. 직원들은 바빠졌지만 세상은 고요했다. 바깥 세상은어떤 사실도 알지 못했다.

탱크에 균열이 생기고 결국 폭발했다. 독가스가 유출됐다. 공기보다 무거은 이 유독가스는 지상에 낮께 깔려 보팔 구석구석을 휘감았다. 경보장치는 작동되지 않았다.  잠에 빠져있던 시민들은 갑작스런 고통이 다가온 후에야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하루만에 사망자가 8000명이 발생했고 시내는 동물사체로 가득했다. 후휴증으로 2만명이 넘게 사망했다. 이곳 보팔은 1979년부터 크고 작은 유사한 사고가 있었다. 내부로부터 위험신호도 보냈다. 그러나 무시했다. 더 나아가 강력한 누군가의 힘에 의해 위험신호는 은폐됐다.
 

▲ 발암물질 디클로메탄을 배출한 (주)셀가드코리아는 언론 취재에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육성준 기자 eye@cbinews.co.kr

대기농도 20㎍/㎥ 초과하면 암 유발
18일 낮 12시 37분쯤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SK이노베이션 청주공장에서 노동자 박모씨(29) 등 2명이 ‘MC(메틸렌 클로라이드) 가스’를 마셨다. 가스를 마신 노동자들은 눈과 목등에 통증 증세를 보였고 3시 30분경에 충북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회사측은 “노동자들이 방독마스크등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을 수행하다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바로 이 물질이 디클로메탄이다. ‘메틸렌클로라이드’는 디클로메탄의 유사명칭이다. 일본 환경성, 미국환경보호청 등도 디클로메탄으로 공식 표기한다.

디클로메탄은 인체에 어떤 형향을 미칠까?  국제암연구소(IARC)는 디클로메탄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수 있는 유력한 물질”인 발암성 등급 2A로 분류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수 있는 유력한 물질”인 발암성 등급 B2로 분류한다.

 이것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환경부는 ‘미국환경보호청 통합 위해성 정보시스템(IRIS)’에 나와 있는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입으로 섭취했을 때 암을 유발하는 허용노출량은 0.06mg/kg이다. 물을 통해 디클로메탄을 섭취할 때 간세포선종·악성종양·간세포 암·종양을 유발하지 않는 허용 농도는 50㎍/L이다.  대기중에서 암을 유발하지 않는 허용 농도는 20㎍/㎥이다.

환경부도 IARC와 EPA의 분류를 근거로 ‘대기환경보전법상 특정대기 유해물질’과 ‘수질 및 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상 특정수질유해물질’로 규정해 배출량 대상물질로 관리하고 있다. 반면 충북도 환경정책과 관계자의 설명은 이와 상반된다. 기자와의 통화해서 도 관계자는 “디클로메탄은 유독물로 분류되지 않는 일반 화학물질”이라고 설명했다. 발암물질 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암을 일으킬수 있는 가능성있는 물질일뿐 직접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된 발암물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언론 취재 대응 안해"... 너무나 당당한 셀가드코리아
직원이 몇 명인가요?. “답해 줄수 없습니다”. 아니 이건 인터뷰도 아닌데요. 기본 정보를 묻는 질문에도 답해 줄수가 없는 건가요? “네. 디클로메탄과 관련해 어떤 언론과도 일절 대응하지 않는게 회사의 입장입니다”. 2010년도에 배출된 전국발암물질 20퍼센트에 해당하는 디클로메탄을 쏟아낸 (주)셀가드코리아(대표이사 박재길)의 입장은  당당했다.

(주)셀가드코리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해서 디클로메탄과 관련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아쉬울게 없다는 것이다.  18일 기자와의 통화 당시 이 관계자는 개략적인 회사의 입장을 내 놓았었다. 이 관계자는 “2010년에 디클로메탄 1600톤을 대기에 배출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단지 실무자가 총 사용량을 배출량으로 착각해 잘못 기재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충청북도와 환경부 관계자도 인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19일 이 관계자는 “언론과의 대화는 중단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대기에 배출된 디클로메탄이  없다는 셀가드코리아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기자가 충북도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회사가 현 부지에 둥지를 틀었던 2008년 5월 당시에 폐수처리시설과 저감시설등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처리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대기중으로 배출하지 않았다는 것은 전혀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또 환경부와 충청북도에서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도 관계자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이 두가지의 사실만 보더라도 셀가드코리아가 거짓 주장을 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한편 각종 전지의 필수 부품인 분리막(separator) 제품의 세계적인 전문메이커인 셀가드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 본사와 주 공장이 있다. 전 세계 리튬이온 전지용 분리막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3대 주요 기업이다. 1차 전지와 2차 전지, 특수전지용 분리막을 전문 생산하며, 오창과 중국 상하이에 해외공장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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