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전국발암물질 배출양 33% 충북에 집중오창에만 전국 20% 집중 서울의 1700배 해당

 

▲ 첨단과학산업다지를 표방한 오창과학산업단지에는 생명을 갉아먹는 발암물질이 대량 배출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 육성준기자 eyeman@cbinews.co.kr

“국토의 중심에 오라는 사람은 오지 않고 발암물질만 몰려들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과학 집약산업과 21세기 핵심분야가 될 인간유전자 생명공학 분야가 총 망라된 과학산업단지를 표방한 오창과학산업단지에는 생명을 갉아먹는 발암물질 폭탄만 집중해서 투하됐다.”

 

본보가 국립환경과학원 PRTR(화학물질배출·이동량) 시스템에 공개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2010년 한해에 충청북도 관내에만 2476톤의 발암물질이 배출됐다(표 <2010년 발암물질 배출량> 참조). 같은 시기 전국에는 총7526톤의 발암물질이 대기와 수계를 통해 배출됐다. 충북에서 배출된 2476톤은 전국배출량의 33.3%에 해당하는 수량이다. 당연히 전국1위다. 발암물질 배출량 2위는 경남이 차지했다. 경남에서는 충북보다 1000톤이 적은 1456톤의 발암물질이 배출됐다. 3위는 1030톤을 배출한 울산이 차지했다. 집적된 형태로 석유화학분야에서 전국최대를 자랑하는 울산이 충북의 반도 안되는 양만 배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전국에서 가장 적게 발암물질이 배출된 지역은 서울이었다. 충북에서 배출된 량의 1700분의 1에 해당하는 1.6톤만이 배출됐다.

그렇다면 충북에선 배출된 발암물질은 무엇일까? 국제암연구소(IRAC)에서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수 있는 유력한 물질”로 규정한 발암등급 2급 물질인 디클로메탄이다.  디클로메탄은 2010년 한해에 2395톤이 배출돼 충북에서 배출된 화학물질량의 97%를 차지했다. 청원군 오창읍 양청리에 소재한 (주)셀가드코리아가 1633톤을 배출했다. 청주산단에 위치한 (주)SK이노베이션이 600톤, (주)일동제약이 30톤을 배출했다.

디클로메탄 다음으로 ‘디(2-에티렉실)프탈레이드’가 연간 21톤이 배출됐다. 이 물질도 IRAC와 국제적화학물질분류기준(GHS)에서 모두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이어 ▲1.2-디클로에탄 19톤 ▲트리클로에틸렌 13톤 ▲코발트 및 그 화합물 11톤 ▲ 스티렌 5톤 ▲아세트산비닐 3톤 ▲클로로프롬 3톤 ▲ 포름알데히드 3톤 ▲니켙 및 그 화합물 0.5톤 등이다. 이 물질 또한 모두 2급 발암물질이다.

경제특별도, 고용 - 발암물질 맞교환?
 

국립환경연구원의 PRTR 자료를 보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2009년과 2010년 두해 동안에 배출된 발암물질이 자그마치 10배나 증가한 것이다(표 충북지역 연도별 발암물질 배출량 참조). 반면 2006년과 2008년 사이에는 250톤에서 189톤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하향추세이던 발암물질 배출량은 2009년에 5배 증가한 1000톤을 넘어섰고 2010년에 2476톤을 기록했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시기 충북의 발암물질 배출량은 청주시와 청원군에서 집중해 증가했다. 이에 청주산업단지와 오창과학 산업단지의 규모 증가추세를 살펴보았다. 2008년도부터 2010년 사이 청주산업단지는 업체가 8개 증가했고 고용은 750명 증가했다. 뚜렷한 증가세라 보기엔 미미한 숫자다. 오창산업단지는 이 기간동안 12개의 업체가 증가했다. 고용은 1800명 증가했고 생산액은 23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고용규모는 15% 증가했고 생산액은 40% 가량 증가했다. 

그렇지만 그 대가는 가혹했다. 청주시의 발암물질 배출량은 이 기간동안 45톤에서 639톤으로 증가했다. 청원군은 7톤에서 1640톤으로 증가했다. 한편 이 시기는 경제특별도를 외친 정우택 전 지사가  기업유치 실적에 의해 유치된 기업들이 두 산업단지에 자리를 잡은 시기와 겹친다. 신규로 인입된 기업들이 발암물질을 전적으로 증가시킨 것은 아니지만 이들 기업이 주도한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보면 경제특별도 기업유치 전략으로 2500명의 신규고용과 2200톤의 발암물질을 교환한 셈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