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적은 경북 문경, 선친은 경찰간부…서울에서 성장
경기고 선배 오제세 의원 “충북연고 언론 통해 알아”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의 내정자가 발표되면서 충북이 환호하고 있다. 장관 내정자 17명 중 충북연고가 2명인데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부총리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충북이 배출한 부총리는 1994년 경제기획원 장관 겸 부총리였던 홍재형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과 2006년 교육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낸 김신일 전 장관이 있다. 따라서 현 내정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는다면 충북 출신 3번째 부총리가 된다.

그러나 현 내정자가 청주 출신이라는 언론보도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17일 박근혜 당선인 측이 2차 내각 인선 결과를 발표할 당시 현 내정자가 충북 청주 출신이라고 분류됐지만 청주 출생 설(說) 외에는 청주 연고를 주장할만한 내용을 전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언론 역시 “현 내정자가 청주 출생”이라고만 보도하고 있다.

이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전북 고창 출신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정작 출생지는 전남 담양이고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서 초·중·고를 마친 것과 비슷한 사례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진 내정자는 “부친의 본적지(고창)가 곧 고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 내정자의 출생이력은 더욱 헷갈린다. 현재 현 내정자와 관련해 인물정보에 공개된 것은 청주 출생이며 경기고(65회), 서울대를 졸업했고 미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것이다.

역시 청주 출신으로 현 내정자의 경기고 1년 선배인 오제세(민주·흥덕갑) 의원은 “학교 다닐 때는 현 내정자를 몰랐다. 현 내정자가 2009년 KDI원장이 된 뒤부터 경기고 후배로 알고 지냈다. 행정고시도 내가 11회, 현 내정자가 14회다. 그러나 청주가 고향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청주사람이라는 것도 이번에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충북발전연구원장 물망 오르기도

그만큼 현 내정자에 대한 정보가 베일에 가려있었다는 얘기다. 오 의원은 또 “기재부 장관에 내정된 후 내정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청주 연고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따로 살았다. 청주에서 태어났을 뿐 서울에서 살았다’고 하더라. 학교는 모두 서울에서 졸업해 청주에 대한 기억은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인물정보를 검색해 봐도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는다. 현 내정자의 선친 현규병은 1940년 일본재판소 서기등용시험에 합격해 관료가 됐고 이듬해 순사부장에 합격했다. 현 내정자가 태어난 1950년에는 34살의 나이로 군산경찰서장이었다. 현규병은 1952년 충북도경 경무과장으로 부임했다. 이어 전남도경 국장, 내무부 보안과장, 경찰전문학교장 등을 역임했으며, 1956년 2회 판·검사 특별임용시험에 합격한 것을 바탕으로 변호사를 개업했다.

특이한 것은 가족사항에 기록돼 있는 모친 이 모씨의 출생연도가 1932년으로 선친과 무려  15년이나 차이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현 내정자의 형과 모친의 나이 차는 불과 14살에 불과하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따로 살았다’는 현 내정자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볼 때 청주가 그저 출생지에 불과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어 보이나 확인할 수 없었다.

충북도에서도 현 내정자의 신원파악에 공을 쏟고 있으나 특별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도는 2010년 충북발전연구원장을 공모하는 과정에서 현 내정자에게 눈독을 들였으나 정작 접촉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 관계자는 “당시 리스트에만 이름을 올렸을뿐 현역 KDI원장이라 접촉은 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만큼 충북연고를 정확히 확인하려고 노력 중인데 지역에 학맥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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