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상의 파행, 누가 해결해야 하나

사무처장 부당 해고와 전직 등의 문제로 촉발된 청주상공회의소 갈등이 각종 내부 자료 유출과 개인 비리의혹으로 확산되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상임의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주상의는 14일 오전 11시 상임의원 18명 중 오흥배 회장과 부회장 3명, 상임의원 5명 등 모두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상임의원회의를 열었으나, 개회조차 못한 채 해산했다.

오흥배 회장과 김인제 수석부회장 등이 이태호 전 회장 시절 내부문건 외부 유출 사태를 놓고 목소리를 높이며 다투다 김인제 부회장 등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고 일부 상임의원들도 자리를 뜨는 바람에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상임의원회는 오는 21일 의원총회에 상정할 청주상의 남부지역본부 설치, 2012년 결산 심사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의 개회에 앞서 김인제 수석부회장이 최근 불거진 각종 문제가 오 회장 측에서 언론에 내부 자료를 흘려 발단이 된 게 아니냐고 추궁하면서 상황이 험악해졌다.

오 회장은 “내부자료 유출을 하지 않았다”면서 논란이 된 전임 회장 출장비 부당지급과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 수익금 처리 문제, 사무처장 허위 학력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원고를 읽어나갔다.

그는 “ECRC 수익금 처리 문제는 자신의 인준이 없었고, 올해 처음 알았다”며 “사무국 담당자가 실수로 누락했다고 해명했지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학력허위기재도 징계위를 구성해 처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수석부회장과 이두영 부회장 등이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오 회장의 발언을 중단시켰다.

이들은 “이번 사태의 장본인은 바로 오 회장”이라고 지목한 뒤 “이 같은 회의는 더는 할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노영수 부회장도 “부회장단과 수차례 사태를 원만히 수습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 지경을 만들었다”며 오 회장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ECRC문제에 대해 최상천 관리부장은 “지경부 지침에 의해 집행됐고 해마다 평가을 받았으며 상의 분과위원회에 보고하는 등 문제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회의가 무산되면서 상의 사태는 공방만 오간채 해결책을 마련치 못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상임의원들이 발벗고 나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허위학력 문제에 휘말린 한명수 사무처장은 이날 발언을 통해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마지막 책임을 다하고 다음 달 초 사퇴하려 했다. 하지만 인사카드가 누군가 칼로 긁은뒤 이를 외부로 유출해 문제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전임 회장의 출장비 문제에 대해 “현 회장에게 모두 보고했지만, 보고받은 것이 없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상임의원회의가 무산된뒤 부회장 등 7명의 상임의원들은 상임의원회를 다시 개최할 것을 사무처에 요청해 왔다.

상임의원 18명중 3분의 1이상이 회의를 요청하면 이를 다시 열어야 한다.

이날 오 회장은 회의 무산뒤 한 상임의원을 만나 자진 사퇴 의사도 비췄으나 직원들과 회의에서는 “검토는 해봤으나 끝까지 가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이에대해 청주상의 회원사인 L사의 관계자는 “사태가 이 지경이 됐으면 상임의원들이 나서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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