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단 오회장 책임 요구 상임의원회의 파행

한명수 사무처장 부당 전직 문제로 촉발된 청주상공회의소 내부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한 처장 부당 전직 문제는 지방·중앙노동위의 부당전직 판결로 한 처장이 원직 복직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지만, 이후 불거진 전임 이태호 회장 때 비자금 조성 의혹과 한명수 처장의 허위학력 기재 의혹이 제기되면서 청주상의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청주상의는 14일 오전 11시 상임의원 20명 중 오흥배 회장과 부회장 3명, 상임의원 5명, 감사 2명, 사무처장 등 모두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상임의원회의를 열었으나, 개회조차 못한 채 해산했다.

오흥배 회장과 김인제 수석부회장 등이 이태호 전 회장 시절 내부문건 외부 유출 사태를 놓고 목소리를 높이며 다투다 김인제 부회장 등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임의원회는 이날 오는 21일 의원총회에 상정할 청주상의 남부지역본부 설치, 2012년 결산 심사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의 개회에 앞서 김인제 수석부회장이 최근 불거진 각종 문제가 오 회장 측에서 언론에 내부 자료를 흘려 발단이 된 게 아니냐고 추궁하면서 상황이 험악해졌다.

오 회장은 "내부자료 유출을 하지 않았다"면서 논란이 된 전임 회장 출장비 부당지급과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 수익금 처리 문제, 사무처장 허위 학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ECRC 수익금 처리 문제는 자신의 인준이 없었고, 올해 처음 알았다"며 "사무국 담당자가 실수로 누락했다고 해명했지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무처장 허위 학력 문제는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처리하겠다"고 발언을 이어갔지만 김 수석부회장과 이두영 부회장 등이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오 회장의 발언을 중단시켰다.

이들은 "이번 사태의 장본인은 바로 오 회장"이라고 지목한 뒤 "이 같은 회의는 더는 할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노영수 부회장도 오 회장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허위 학력 문제에 휘말린 한명수 사무처장도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일련의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한 처장은 "마지막 책임을 다하고 다음 달 초 사퇴하려 했다. 하지만 인사카드까지 외부로 유출해 문제를 키웠다"며 "전임 회장의 출장비 문제에 대해 현 회장에게 모두 보고했지만, 보고받은 것이 없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허위학력에 대해 백배사죄한다"고 밝힌 뒤 회의장을 나갔다.

결국 부회장 3명과 한명수 처장 등이 회의장을 나가는 바람에 정족수 미달로 상임의원회의를 개회하지 못한 채 해산해야 했다.

이로써 오는 21일 예정돼 있는 의원총회에서 최근 빚어지고 있는 사태와 관련한 수습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오 회장과 한명수 처장의 거취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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