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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구한말 시대상황과 인간애 감동적으로 그려

   
신찬인/ 충북도 공보관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는 오랫동안 가슴 깊이 남는 책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책장 한 켠에 누렇게 색이 바랜 문고판 한 권이 눈에 띄었다.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원작의 자서전적 소설을 전혜린씨가 번역한 것으로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이 80년대 후반 무렵이었으니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 쯤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이미륵이라는 소년을 통해 구한말부터 삼일독립운동이 있었던 시기까지의 시대상황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간애를 감동적으로 묘사해 놓은 작품이다.

이 책은 1946년 독일에서 발행되어 독일인들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좋은 작품이기도 했지만, 이 후 1973년 전혜린씨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되어 우리들에게 소개되어서는 구한말 우리 조상들의 끈끈한 가족관이나 한 인간이 자신의 인생을 선택해 가는 과정 등을 실감나게 서술해 주고 있다.

   
▲ <압록강이 흐른다>는 스테디셀러로 여러 출판사에서 간행됐다.
어린 시절 가장을 잃은 숙모와 고모의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겪는 개구쟁이 어린 아이들의 아기자기한 사건들과 그 때마다 엄격하면서도 사랑이 배어있는 어른들의 가르침은 여러 구성원들이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작자 이미륵이 사촌들과 지냈던 어린 시절의 짓궂은 기억들, 읍내의 신학교에 다니면서 겪었던 친구들과의 우정과 배움에 대한 열정, 아버지에게 한학을 배우고 술을 배우고 바둑을 두며 쌓았던 부자지간의 신뢰, 언제나 묵묵히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며 무한한 사랑을 보내주셨던 어머니, 일본에 침략 당하면서 겪어야 했던 민족적 아픔, 그리고 혼자 가야했던 험난했던 인생역정이 애틋하면서도 잔잔하게 펼쳐져 있었다.

나는 부모님께 기쁨을 주었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이미륵이라는 사람을 통해 나의 지난 시절 가족과 이웃에 대해 많은 기억들을 떠 올릴 수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 거들떠보지 않았던 희미하게 잊혀져가던 지난 기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내게 다가와 커다란 기쁨을 안겨 주었다.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 20㎞가 넘는 할머님 댁까지 걸어가면서 실잠자리 빼곡한 개울가에서 종일토록 돌다리를 놓던 일, 친구들과 보살사 계곡으로 가재를 잡으러 갔다 밤늦게 돌아와 걱정 듣던 일, 퇴근하는 아버지 마중 나갔다가 밤 12시까지 술자리 따라다니다 잠들면 날 들쳐 업고 콧노래 부르며 집으로 향하던 아버지, 대학시절 친구들과 학교 주변 건달을 흠씬 두들겨 패 주고는 후환이 두려워 보름간 학교를 못 나갔던 일, 군대 가던 날 고개를 돌리고 소리 없이 울던 그리고 고생하는 내가 안쓰러워 그 먼 길을 한 달이 멀다하고 면회 오셨던 어머니….

삼일독립운동에 참여했다가 일본경찰의 추적을 피해 압록강을 건너던 날(이것이 작가 이미륵과 그의 어머니의 마지막 상봉이다)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나는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 비록 우리가 못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슬퍼마라. 너는 나의 생활에 많고도 많은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자! 내 아들아, 이젠 너 혼자 가거라.” 작가의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해 준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과연 25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감흥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 그렇지 않았을 거란 생각과 함께 “이제 나도 옛날이 그리워질 만큼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우리 부모님도 졸수(卒壽)가 가까워 거동도 불편하고 듣는 것조차 쉽지 않지만, 매주 한 번 찾아뵙는 것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 우리 부모님은 과연 “이 자식으로 인해 많고도 많은 기쁨을 가지셨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신간소개>

   
X이벤트
존L.캐스티/ 반비/ 1만7000원

X이벤트가 복잡성의 격차 때문에 발생하는 만큼, 복잡성을 자발적으로 낮추는 것이 X이벤트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캐스티는 <문명의 붕괴>의 저자 조지프 테인터의 연구를 인용해, “역사상 자발적으로 복잡성의 수준을 낮춘 국가는 비잔틴 제국”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자발적으로 복잡성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스티는 변화를 예측하는 수학적 도구와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제시하며 X이벤트를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

   
2030 에너지전쟁
대니얼 예긴/ 올/ 3만8000원

<2030 에너지전쟁>은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세계적인 에너지전문가 대니얼 예긴이 현대의 에너지 세계가 어떻게 발전해왔고, 기후와 탄소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에너지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에너지가 장차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격 폭등, 전 소련제국의 자원 장악을 위한 각축전, 그리고 세계 석유산업의 구도를 바꾼 대형 합병 등 석유시장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파헤친다.


   
속도의 배신
프랭크파트노이/ 추수밭/ 1만5000원

왜 어떤 이는 빨라도 실패하고, 어떤 이는 느려도 성공하는가 <속도의 배신>. 금융위기를 예견한 문제작 <전염성 탐욕>의 저자인 프랭크 파트노이가 월가를 넘어 현대사회의 속도전에 반기를 들었다. ‘빠름=좋음’이라는 공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지금껏 경멸했던 우리의 게으름, 미루는 습관, 우유부단을 긍정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우리 앞에 닥친 다양한 삶의 국면에서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충북인뉴스  043si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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