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납금제 폐지 요구하며 천막에서 겨울나는 택시기사 김관식씨

“지키지도 않을 법을 왜 만들었나” 택시기사 김관식(54세, 신화택시)씨는 청주시에 단단히 뿔이 났다. “법에서 정한대로 전액관리제를 하면 된다. 하지만 택시회사중에서 이 법을 지키는 곳은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감독기관인 청주시가 불법을 시정해줘야 하는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김씨가 뿔이난 이유다. 그래서 신화택시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1월 8일 시작했으니 한달이 다 돼간다.

김씨에게 천막농성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도급택시 근절을 요구하며 청주시청 앞에서 두달 넘게 농성을 진행했다. 그 뿐이랴! 지난해 2월부터는 청주시청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1년을 1인시위와 천막농성으로 보낸 셈이다.

김씨는 하루 다섯 시간만 택시영업을 한다. 더 많이 일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가 없다. 회사는 김씨의 유급근로시간을 딱 다섯시간으로 정했다. 김씨가 더 많은 시간을 일해도 월급을 주지 않는다. 만약 김씨가 더 일을 하려면 전액관리제를 포기하고 사납금을 내야한다. 그래서 김씨는 더 일을 하지 않는다.

현행법으로 불법인 사납금을 인정할수 없기 때문이다. 외골수 같은 고단한 길이지만 스스로 선택했다. 지난해 전액관리제를 요구하며 외톨이노조를 만들었다. 사납금을 인정하는 기존 노조를 나와 다섯명이 공공운수노조신화택시분회를 결성했다.

김씨는 “기존에 있던 노조가 제 역할을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 예로 지난해 사납금 인상을 들었다. “노조가 사납금 2000원을 올렸다. 회사가 지급하던 가스를 8ℓ를 줄였다. 이렇게 하면 실제로는 사납금 1만원 오른 셈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월급은 깍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하루 12시간 일해도 택시기사의 한달 수입은 120만원을 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택시기사 생활 13년 만에 나섰단다. 외톨이가 돼도 좋고 1년내내 천막에서 살아도 좋으니 이런 악습만 없어진다면 뭐든지 다하겠단다. 박원순 서울시장처럼 청주시가 나서면 불법인 사납금제가 대폭 개선된다는게 김씨의 믿음이다. 그래서 김씨는 앞으로 청주시청으로 농성장을 옮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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