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TV출연 홍보 ‘이번엔 도지사인가’

커튼콜을 받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이명박 정부의 스태프 중에는 서규용(청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있다. 2008년 10월~2010년 10월까지 교육과학기술부를 이끌었던 안병만(괴산) 전 장관과 함께 2011년 5월부터 현직에 재직 중인 MB정권 충북 출신 장관이다.

그런데 서 장관의 끝없는 정치지향성이 최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2월4일 충북지역 기자들에게 자신의 TV출연을 홍보하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5일 오후 6시 고향소식을 알리는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 출연하니 시청해달라는 요지의 문자였다. 선출직이 아닌 공직자가 자신의 TV출연을 기자들에게 문자로 알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나 서 장관은 내년 지방선거에 충북지사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의 끊임없는 자가발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05년 농림부 차관 퇴임 뒤 지역정치에 발을 들여놓으려했던 서 장관은 도지사, 국회의원, 청원군수 심지어는 도립대 학장에까지 도전했으나 좌절했다. 그러나 2011년 장관에 깜짝 발탁됐다. 그의 눈은 다시 지역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최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서 장관의 저서.

정치를 향한 서 장관의 저돌성은 유별나다. 서 장관이 지역정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5년 10월이다. 2002년 7월 농림부 차관에서 물러난 뒤 마사회 상임감사를 역임하다가 고향에서 정치를 하겠다며 고향으로 내려온 것이다. 서 장관은 당시 열린우리당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됐으나 지명도 등에서 밀려 후보군에서 배제된 뒤 유랑을 시작했다.

‘길이 있으면 간다’의 전형

2006년 한나라당에 청원군수 공천을 신청했으나 김재욱 후보에게 밀렸고, 2008년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공천(청원)을 받지 못했다. 앞서 2005년 연말에는 도립 충북과학대 학장 공모에서 2배수 후보로 도 인사위에 추천됐으나 ‘적임자가 없다’는 다소 당혹스러운 이유로 탈락했다.

서 장관은 이같은 과정 속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말을 공언하고 다녀 정치인으로서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모든 가능성에는 정당선택도 포함된 것이어서 어느 당으로부터도 믿음을 사지 못했다. 결국 서 내정자는 2006년 7월 한국농어민신문사 사장에 취임하면서 지역에서는 서서히 잊힌 인물이 되어갔다.

장관 발탁은 뜻밖이었다. 고려대 농대를 나온 학맥과 2007년 대선정국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청풍비전21의 충북 공동대표를 맡는 등 자가발전이 반전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윤진식(새누리·충주) 의원, 이시종(민주) 충북지사의 청주고 학연도 초당적인 힘을 발휘했다. 입학은 이 지사가 1년(38회) 빨랐으나 세 사람은 39회 졸업동기이며 ‘절친’으로 통한다. 나이는 윤 의원이 1946년생으로 가장 많고 이 지사(47년), 서 장관(48년) 순이다.

당시 윤 의원이 서 장관을 천거했고, 이 지사는 서 장관이 쌀직불금 부당수령, 양도세 탈루의혹 등으로 청문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역 민주당 의원들에게 ‘살살 다뤄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뒷얘기가 흘러나왔다.

<꿈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는 2005년 12월 서 장관이 고향에서 정치를 하겠다면서 내려와 출간한 자기소개서다. 서 장관은 이 책의 말미인 5장에 ‘우리가 본 충북의 큰 일꾼’이라는 소제목으로 강운태·한갑수·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이원종 당시 충북지사, 이상훈 충북지역개발회장 등 모두 16명의 추천사를 실었다.

이상훈 회장은 ‘지역사회를 위해 다시 봉사를’이라는 글에서 “공직사회에서 회귀하여 메시아로 돌아와 이 나라 이 지역사회를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로 가꾸어 주심이 어떤가 욕심을 부려 본다”고 썼다. 서 장관의 금의환향은 가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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