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말많던 이명박대통령길 만든 청남대관리사업소 시상

▲ 1월 15일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 방문행사

이명박 대통령길을 조성한 청남대관리사업소가 일을 잘했다고 상을 받았다. 충북도는 올해부터 매월 뛰어난 업무성과로 도정행정 선진화를 이룩하고 주요정책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부서를 선정해 ‘함께하는 충북상’을 시상키로 했다.

충북도는 이 상에 대해 민선5기 슬로건인 ‘함께하는 충북’을 위해 모든 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다 함께 충북미래의 주역이 되자는 의미에서 정했다며 실·국별 자체심사와 공적심사를 거쳐 결정된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권자는 물론 이시종 지사다. 수상 부서는 상패와 포상금을 받는다. 그런데 첫 부서가 이명박 대통령길을 만들고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의 청남대 방문 행사를 치른 청남대관리사업소다.

이명박 대통령길은 역사적 평가가 남아있는 현직 대통령을 기리는 사업인데다 충북도 취지대로 청남대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세금낭비라는 차원에서 시민단체가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러자 충북도는 계획 자체를 철회하겠다고 했으나 지난 1월 15일 슬그머니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장식을 열었다. 15억원이 들어간 이 길은 청남대 정문매표소~산림욕장까지 3.1km에 이르는 산책로이고 역대 대통령길 중에서 가장 길다. 참고로 전두환 대통령길은 1.5km, 노태우 2km, 김영삼 1km, 김대중 2.5km, 노무현 대통령길이 1km이다.

충북도는 시민단체의 항의를 의식해 이명박 대통령길 개장식도 쉬쉬하며 치렀다. 이 날 개장식에 참석했던 모 씨는 이명박 대통령길 개장식이라는 설명조차 듣지 못하고 갔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라고 들었지 이 날 개장식인지 몰랐다는 것. 때문에 행사도 이런 식으로 해놓고 청남대관리사업소를 상까지 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충북도는 ‘함께하는 충북상’ 보도자료에서 “아름다운 이명박 대통령길을 조성하고 2003년 청남대 개방이후 첫 VIP 방문행사를 성공적으로 잘 치른 청남대관리사업소가 선정됐다. 산책로는 마사·황토로 잘 포장돼 있고 황토길과 피크닉장, 병영체험장, 포토존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갖춰져 있다”고 썼다. 도 관계자는 “여론과 관계없이 업무를 평가해 시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여론에 귀막은 행정의 단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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