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노동인권센터, 후원금 채운 돼지저금통 해고노동자 정근원씨에 전달

한진중공업 해고사태에 따른 309일간의 고공농성으로 국내·외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김진숙씨(51·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2010년 11월 조합원 재취업을 약속한 합의서를 받고 크레인을 내려온 그녀는 전국에서 달려온 ‘희망버스’에 가장 먼저 감사인사를 했다. 국내 최장기 고공농성을 응원하기 위해 청주를 비롯한 전국의 도시에서 출발한 희망버스는 우리 사회의 긍정적 에너지로 평가받았다.

‘희망버스’와 같은 건강한 공동체 의식이 청주에서는 희망돼지로 자라나고 있다. 청주노동인권센터가 지난 2011년부터 돌보고 있는 ‘희망돼지’가 세번째 주인을 찾아가게 됐다. 첫번째 주인은 지난 2010년 12월부터 52일간 파업투쟁을 벌인 청주대학교 노조였다. 당시 농성장 한켠에 희망돼지가 자릴 잡았고 파업지지 방문자들이 동전부터 1만원권까지 ‘시도때도’ 없이 후원 먹이(?)를 주고갔다.

다행히 노사합의로 파업이 종결되자 청주대 노조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청주노동인권센터쪽에 ‘희망돼지’를 기증하게 된 것. 이후 2년간 센터 사무실 책장에서 방문객들에게 넉넉한 웃음을 던져주던 ‘희망돼지’가 이제 마지막이 될 새 주인을 만나게 됐다.

청주노동인권센터 전택수 집행위원장(55)은 “청원군 부강면에 위치한 보쉬전장이 1년전 노사분규로 정근원 전 지회장이 전격 해고됐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는데 중앙노동위에서 뒤집어졌다. 숱한 불법으로 대표노무사가 자격정지된 창조컨설팅이 맡은 사건이라서 의혹이 많을 수밖에 없다. 희망을 잃지말고 더욱 열심히 복직투쟁에 나서라는 뜻에서 정 전 위원장에게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절반정도 배를 채운 ‘희망돼지’ 저금통에 얼마나 들었을까? 궁금도 하지만 굳이 배를 갈라 알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듯 희망은 액수와 비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