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설명 들으면 누구나 구입가능, 택배로도 배달
대기노출 즉시 독가스, 테러용으로 사용하면 어쩌나

별도의 조작없이 대기에 노출시키는 것만으로 독가스인 인화수소를 발생시키는 에피흄 관리가 너무나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독성농약으로 안전관리를 위해 시중 농약 판매업소에서 판매할 수 없고 정부기관, 농협, KT&G, 한국수출입 방제협회 등에만 공급 판매하고 있다”는 농림부 설명과는 달리 누구나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운반과정도 허술해 에피흄을 판매하고 있는 (주)영일케미컬은 구매자에게 택배로 배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에피흄은 일반인도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구입할수 있다. 기자가 에피흄 안전사용 교육을 마치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사진은 교육이수확인서와 교재

기자는 지난 28일 실수요자에게 에피흄을 판매하고 있는 영일케미컬대리점에 구입방법을 문의했다. 대리점관계자의 말은 간단했다. “10분정도 소요되는 교육을 이수하면 구입할수 있다”는 것이다. “농민이 아니어도 되냐”는 질문에 “상관없다”고 답했다. “괴산에서 농사를 짓고 있고 밤 벌레를 없에기 위해 구입하려고 한다”는  알리바이까지 준비한 것이 오히려 머쓱해졌다.

그래도 긴장한 마음으로 대리점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 긴장감조차 사치였다. 대리점 여직원은 신분증을 제출받고 책자 한권을 건네줬다. 인화늄정제 안전사용 교재였다. 교재를 보고 있노라니 대리점 여직원이 다가와 설명을 했다. 교재대로 안전하게 사용하라는게 요지였다. “형의 부탁으로 대신 구매하러 왔다”고 해도 아무런 지적도 없었다. 오히려 본인이 직접 쓸 것도 아니니 형에게 잘 전달해 달란다. 마지막으로 교육이수확인서에 도장을 찍어주며 “제품은 확인서에 기재된 연락처로 팩스로 주문을 넣으면 택배로 배송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걸린시간은 채10분도 안됐다.

위험성은 큰데 관리체계는 구멍
고독성 농약에 대한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도 관계자는 에피흄 관리에 별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2년에 한번씩 판매상을 대상으로 도 주관하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용자에게는  시·군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 판매상은 판매자의 인적사항을 기록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소독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고독성이니 당연히 위험하다. 하지만 농민들이 다른 용도로 사용 안한다. 접수된 사고도 없지않냐”고 반문했다. “도내에서 판매량과 구매자정보를 파악하고 있냐”는 질문에 “판매상이 농촌진흥청에 보고 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도는 실태에 대해서 실제론 파악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옴진리교는 1995년 3월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의 출근길 승객에게 맹독성 사린가스를 뿌려 13명을 숨지게 하고 6천200명 이상을 다치게 했다. 당시 옴진리교 교주였던 아사하라 쇼코는 이 테러를 위해 별도의 사린공장을 설립해 운영해야 했지만 에피흄은 누구나 구입할수 있다.

택배로 유통되고 5분 정도의 설명만 들으면 된다. 조작도 너무나 단순해 꺼내 놓기만 하면 독가스를 뿜어낸다. 이렇게 고독성농약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가경동 신모씨(42세,여)는 “누가 만약 영화관에 에피흄을 놓고 가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충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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