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리움·더 빈·CJB컨벤션 등 올해만 3곳 문 열어
예식업계도 빈익빈 부익부…상위 몇 곳만 문전성시

출산율 감소로 결혼 인구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마다 예식장은 크게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는 불황 속에도 일정 규모이상의 결혼 인구가 유지되고 있고 신설 예식장에 수요자들이 집중되는 등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 율량동에는 6월 오픈을 목표로 대형 예식장 ‘리베리움’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리베리움은 1만㎡ 규모로 실내 예식홀 3개와 야외 예식홀 2개를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진건설이 짓고 있는 산남동 CJB청주방송미디어센터에도 2개의 대형 예식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밖에도 청주권인 강내면 학천리에도 ‘더 빈’이라는 예식장이 건설되고 있다. 가을 시즌을 맞춰 오픈 예정이며, 예식홀은 3개다.

▲ 최근 3년간 예식장 신축과 리모델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3곳의 예식장이 신축될 전망이라서 이미 포화상태인 청주 예식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신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CJB미디어센터(왼쪽)와 더빈 웨딩홀.
3년 새 예식장 신축·리모델링 잇따라
청주지역은 지난 3년간 신축 예식장과 기존예식장들의 리모델링이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2010년에는 대형 예식장 ‘마리앙스’가 문을 열었고, 2011년에는 상당구 사천동에 ‘발리’가 오픈했다. 또한 2010년에는 내덕동 대한예식장이 리모델링해 ‘루체피에스타’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가경동 다정웨딩홀과 금천동 일산웨딩홀, 미평동 선택웨딩홀도 리모델링 후 각각 에덴, 헤리츠, 펠리스로 재 오픈했다. 이 밖에도 한마음예식장, 선프라자, 아름다운웨딩홀 등 기존 예식장까지 17개가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식장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대형 예식장이 속속 등장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예식장 관계자는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투자금을 회수하려다보니 출혈경쟁을 할 수도 있고, 일륜지 대사인 결혼이 격식은 무시되고 상업적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건설된 대형예식장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만 100억~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국적인 건축물의 화려한 예식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에 따라 신축 예식장은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 그에 따라 투자비용도 크게 늘어났지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한 관계자는 “운영만 제대로 된다면 투자금은 2년 이내에 회수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청주에서 현재 가장 성업 중인 예식장의 경우 토요일과 일요일 30건 이상의 예식이 열린다”며 “1건에 보통 1200만원에서 1500만원의 예식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1년 매출액이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찾아간 한 대형예식장은 이미 가을 시즌 예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식장 관계자는 “6월까지는 오후 2시 30분 이후 예식 정도만 몇몇 남아 있다. 예전에는 봄·가을을 선호해 여름과 겨울은 비수기로 분류됐지만 요즘 신랑·신부들은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편할 때 결혼을 하려는 경향이 강해 겨울에도 예약이 꽉 찼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너무 더워 예식진행이 어려운 8월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따로 비수기가 없다고 말했다.

대형예식장 ‘손님’ 골라 받아
대형예식장으로 수요자들이 집중되면서 폐해도 나타나고 있다. 인기를 얻고 있는 일부 예식장은 하객수가 300명을 넘어서지 않으면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취재진이 예비 신랑으로 가장해 양가 하객수가 200명 정도라고 하자 예식장 관계자는 “기본이 300명”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는 또 “예상보다 더 올 수 있으니 300명으로 예약하라”고 권했다. 이렇게 계약을 체결할 경우 300명이 안 돼도 300명에 대한 식사비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이들 예식장은 넘쳐나는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예식시간을 1시간으로 정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예식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업계에 통용됐다. 하지만 일부 업체에 손님이 집중되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예식장에서는 식사도 선택할 수 없다. 뷔페 단일상품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뷔페 가격은 2만 4000원부터 2만 9500원까지 차이를 보였다. 반면 뷔페와 갈비탕, 국수 등을 선택할 수 있는 한 예식장은 국수로 선택할 경우 1인당 1만 6000원을 받고 있었다. 하객수가 300명이라고 가정 했을 때 피로연장 비용만 405만원의 차이를 보인다.

유명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치를 예정인 이정환(35·가명) 씨는 “신부가 이곳을 고집해 여러 가지 불합리한 점이 있지만 계약했다. 다들 이곳에서 한다고 하니 좋은 날을 앞두고 돈때문에 싸우기 싫었다”고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기존 예식장들은 예식 유치를 위해 계약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예식장을 무료로 대관해주는 것은 물론 각종 결혼 상품들도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 예식장 관계자는 “리모델링에도 수십억원이 소요된다. 리모델링을 해서 다시 손님을 유치할 수 있다면야 투자를 하겠지만 규모가 작다보니 청주 외곽의 대형 예식장과 경쟁해서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건물의 구조상 업종전환도 여의치 않고, 문을 닫을 수도 없어 출혈경쟁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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