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77개 학교서 누수···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아
보수비용 49억원··· 교육청, “올해 방수공사 완료 예정”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김태년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해 9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출받은 ‘각급 학교 누수실태’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비가 오면 천정이나 벽면에서 물이 새는 초ㆍ중ㆍ고등학교는 모두 1181개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1만 1599개교 중 10곳 중 1곳은 비가 새는 셈이다. 초등학교 616개교, 중학교 324개교, 고등학교 227개교, 기타 14곳이었으며 교실 단위로는 6312실로 학교당 평균 5개 수준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282곳, 전남 241곳, 서울 172곳, 경북 81곳, 충북ㆍ전북 77곳, 충남 70곳, 대구 38곳, 광주 31곳, 부산 25곳 등의 순으로 많았다.


교과부는 전국의 누수학교를 모두 보수하는 데 총 57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 봤다. 수 십 조원에 달하는 전체 초중등교육 예산에 비하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액수는 아니다. 그러나 누수 학교 대부분은 제대로 된 보수공사 없이 응급조치만 한 채 지난 여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관할 교육청에 지원요청을 했더라도 추가예산을 배정받는데 보통 수개월씩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예산배정을 받았거나 자체예산으로 처리하더라도 업체 입찰 등 복잡한 행정절차 탓에 보수공사가 지연되는 곳도 많았다.

이에 대해 김태년 의원은 “비가 새는 등 교육시설의 기본 여건도 갖추지 않은 학교가 너무 많다”면서 “보수비용이 수 십 조원에 이르는 교육예산에 비해 크게 부담되는 수준이 아닌 만큼 시급히 시설을 보수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청주 47곳, 가장 많아

충북도내 초·중·고등학교 가운데에서는 6곳 중 1곳의 학교 건물에서 비만 오면 빗물이 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의 누수학교  77곳은 도내 전체 초·중·고 473개 학교의 16.3%에 달했다. 전체 숫자로는 전국 시·도교육청 중 다섯 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누수학교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청주가 47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괴산·증평 7곳, 청원 6곳, 영동 4곳, 충주 3곳, 보은 3곳, 옥천 3곳, 음성 2곳, 단양 2곳 등이다. 이밖에 제천과 진천에는 누수학교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도내 누수학교에 대한 보수비용은 약 49억에 이를 것으로 충북도교육청은 예상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선진국 문턱에 다가선 것으로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초·중·고 학생 상당수가 비가 새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해 듣기 조차 민망한 현실로 국가적 창피라고 말하기도 했다.

<충청리뷰>는 이후 도교육청의 누수학교 보수공사 추진 현황을 알아봤다. 현재 2개교가 자체적으로 학교 누수를 보수 처리해서 완료했으며, 도교육청 2012년도 집행잔액으로 33개교도 방수공사를 마무리했다. 공사집행방법은 일반경쟁입찰로 추진했다.

도교육청은 “2013년도 본예산에 24개교 누수 보수를 위해 2014백만원 반영하고 2013년 1회 추경에 18개교 반영하여 누수공사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수학교 감리관, 교육감 측근?

도교육청 시설담당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4계절이라 다른 나라들보다 수축과 이완 등이 심한 것 같다. 작년 같은 경우는 태풍의 영향을 영향도 많이 받은 것 같다”면서 “도의회 일정 맞춰서 추경이 되면 나머지 학교 누수 시설도 모두 보수 해 완료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청리뷰>는 이와 관련해서 충북 도내 비가 새는 학교로 드러난 77곳 누수학교 가운데 이기용 교육감의 측근인사인 특정 감리관이 감리한 학교에서 문제가 거의 발생했다는 제보를 접했다. 이를 확인하고자 도교육청에 누수학교로 드러난 학교마다 감리한 감리관이 누구인지 요청했지만 교육청 관계자로부터 건물들이 지어진지 모두 오래된거라 금방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누수학교에 대한 문책은 없냐는 질문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설립 당시 공사 감독했던 감리관에게 3년 동안 하자보수 책임을 맡길 뿐 이후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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