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자유게시판 ‘남상우 시장이 그립습니다’ 등장
시 관계자 “염화칼슘 사용량·제설장비 늘어…억울해”

이번 겨울 들어 대설주의보 발령기준(24시간 신 적설 5cm이상) 이상의 폭설이 충북지역에 2,3차례 쏟아진 가운데 청주시의 제설행정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민들의 불만은 주요 간선도로를 제외한 이면도로, 인도 등의 제설작업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 이번 겨울 들어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탓인지 청주시 제설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래서 남상우 전임 시장(사진)을 회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청주시의 제설장비와 물량은 오히려 늘었고 공무원들은 억울해한다.

이같은 불만은 ‘가담항설(街談巷說)’의 수준을 넘어 청주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형태로 나타내고 있다. 이번 겨울 들어 청주지역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지난해 12월5일(10.3cm) 이후 청주시 자유게시판에는 6,7일에만 10건의 항의성 글이 게시됐다.

윤○○씨는 ‘남상우 시장님이 그립습니다’라는 제목 아래 “시장하나 잘못 뽑은 죄로 시민들이 큰 벌을 받고 있네요”라는 원색적인 비난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항의의 요지는 대부분 큰길이라도 꼭 제설작업을 해달라는 주장이 대부분이고 인도에도 염화칼슘을 뿌려달라는 애원도 있다. 주민들의 주장대로라면 청주시의 제설행정은 간선대로도 제대로 치우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사실 남상우 전 시장이 제설행정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것은 재임 당시부터 정평이 나있었다. 남 전 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 공보물에도 ‘눈 잘 치우는 시장, 휴일에 손녀 업고 산불 끄러간 시장’을 부각시킨 바 있다.

남 전 시장이 이렇게 제설 등 시민안전에 주력한 것은 전임 한 대수 시장이 2004년 3월 이른바 ‘100년만의 폭설’에 대한 대응부재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남 전 시장은 ‘5cm이상 쌓이면 공무원을 비상 동원한다는 매뉴얼에 따라 공무원을 밤샘동원하고 이같은 사실을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렸다.

그렇다면 최정예를 자랑했던 청주시의 인력과 장비는 이제 그 위용을 잃어버린 것일까? 청주시 담당공무원들은 이에 대해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일 아침 새해 첫날 내린 서설(瑞雪)로 밤샘근무를 한 청주시 상당구 건설과 관계자들은 오전에 휴식 중이었다. 남 시장 시절 제설작업 실무를 담당했다는 공무원 Q씨가 전화를 받았다.

12월 청주에 눈 온 날만 ‘9일’

Q씨는 “상당구만 보더라도 남 시장 시절보다 제설장비(염화칼슘 살포)가 4대 더 늘어 12가 동시에 움직인다. 염화칼슘 살포기를 15톤 덤프트럭에 탑재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면도로는 들어가지 못한다. 당시와 비교해 지금은 염화칼슘 사용량이 2배 이상 늘었는데 왜 자꾸 이상한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Q씨는 또 “그때나 지금이나 재난상황실의 대응 매뉴얼도 다를 게 없다. 이번 겨울에도 5cm이상 눈이 쌓인 날 공무원들이 2번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제설장비와 물량이 보강됐고 공무원 동원기준도 동일하다면 주민들이 생떼를 쓴다는 얘길까? 이번 겨울에도 제설작업에 동원된 경험이 있는 행정공무원 A씨는 “공무원들이 하는 것은 기껏해야 인도의 눈을 차도로 쓸어내리는 게 전부다. 어쨌든 현장에서 욕을 먹는 경우도 많다. 이면도로나 집 앞 눈을 공무원들이 쓸어줄 수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다만 “전임시장 때에 비해 긴장의 강도가 풀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번 겨울 들어 눈이 내리기도 많이 내렸다.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청주에 눈이 내린 날은 모두 9일. 5일 10.3㎝, 7일 7.7㎝, 21일 1.2㎝, 25일 1.8㎝, 28일 3㎝, 30일 5.1㎝의 적설량이 기록됐다. 청주시는 이번 겨울 들어 내린 눈을 치우기 위해 13회에 걸쳐 염화칼슘 1104t, 소금 1739t을 사용해 5억2000만원의 예산을 썼다고 지난 12월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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