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담 837건, 법률사건 위임 70건 진행
불법도급택시 여론 환기, 정책제안 활동 까지

사회전반에 걸쳐 노동인권이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청주노동인권센터(대표,김인국 옥천성당신부)가 취약계층의 노동인권을 보호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전년 12월 22일 현재 총837건의 상담을 진행하고, 70건의 각종 사건을 위임받아 법률업무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청주노동인권센터가 취약계층의 노동인권을 보호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0년 8월 19일 청주노동인권센터 개소식 장면
상담을 통해 노동자들을 지원한 유형에서는 △각종 임금미지급 사건이 236건 △ 해고나 부당징등 인사사건이 112건 △ 산업재해사건 99건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법률사건 위임을 받아 사건을 대리하는 방식으로 지원한 것에서는 △ 청주시와 청원군등 노내 요양시설의 임금미지급 사건 대리 △ 충청북도와 청주시가 위탁해 운영하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부당해고사건 △ 청주시, 청원군 소재 불법도급택시 임금 및 해고 사건 △ 모 사회적기업의 임금미지급 사건등 지역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사건도 포함돼 있다.

특히 불법도급택시 문제는 노동자들의 인권뿐만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여서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청주노동인권센터가 약2년여동안 준비과정을 거쳐서 제기한 것이 무자격 택시기사인 한 고등학생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지역사회의 이슈로 떠올랐고, 청주시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까지 이어졌다. 노인요양시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각종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건을 통해 약200여명의 노동자들이 10여억원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을 밝혀냈다. 청주노동인권센터의 이런 활동으로 요양보호사등 노인요양시설노동자들이 집단소송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청주시와 청원군 관내 요양보호사들의 임금이 월평균 10만원이상 상향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청주노동인권센터는 단순한 법률지원활동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노동인권개선을 위한 활동도 벌였다. 충북사회경제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충북 사회적기업 노무관리 진단 및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통해 일터와 노동인권이 양립하도록 지원했다. ‘교섭창구 단일화가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사회복지이용시설 종사노동자 고용실태’를 발표하는등 대안정책 제시활동도 진행했다.

또  상담자들과 논의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에 대한 내부 고발을 진행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활동도 병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본보 지난호에 공개된 모 사회적기업 대표의 내부 비리 사건이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KT의 ‘노동자 퇴출프로그램’의 실체를 밝혀냈고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해있는 와상환자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 등도 고발했다.

인권센터 존재, 돈으로 따질 수 없다.
청주노동인권센터는 독특한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 민주노총등 노동계가 설립 운영하는 법률원 혹은 지원센터 대부분이 소정의 비용을 받고 있는 데 비해, 청주노동인권센터는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는다. 그 대신 단체와 개인으로 구성된 회원이 내는 회비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다보니 비정규직노동자나 저임금노동자등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주로 찾는다.

이와 관련, 청주노동인권센터를 이용한 김모씨는 “법도 잘 알지 못하고, 그렇다고 1,2백만원씩 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노무사를 찾아갈수도 없는 것이 사실인데 무료료 도와주는 곳이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처럼 노동자들이 노동법률사건을 위힘해 진행하는 노무법인에 사건을 맡길려면 수백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도사업장의 체당금 처리등 특정 사건의 수임료는 억대를 호가하는 것도 있다. 따라서 청주노동인권센터가 무료로 진행한 70건의 사건은 일반 노무법인에서 진행했다면 수임료만으로도 수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할수 있다.

이와 관련 청주노동인권센터와 함께 불법도급택시 근절운동을 진행했던 한 노조 관계자는 “청주노동인권센터의 존재는 돈으로 따질수 없다. 당장 무료로 사건을 지원하는 것도 큰 도움이지만 어려움에 처한 사람과 같은 눈높이로 마주 할수 있는데서 더 큰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에는 청주노동인권센터이외에 무료로 취약계층 노동자들에게 법률을 지원하는 호죽노동인권센터가 운영중이다. 호죽노동인권센터는 청주도시산업선교회 故 정진동 목사의 뜻을 기려 민주노총충북본부가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청주노동인권센터가 진행하는 특이 사건

■ 먹다 남은 음식을 죽으로 만들어 환자식으로 제공한 모 노인요양원

청원군에 소재한 모 노인요양원은 고용하지 않은 요양보호사 3명을 허위로 속여 인건비를 부정수급했다. 당연히 그 세명의 몫을 떠 앉은 요양보호사들의 업무는 과중됐다. 요양원은 소화능력이 떨어지는 와상환자에게 다른 이용자들이 먹다 남은 밥과 반찬을 갈아서 다음 식사로 제공했다. 이 요양원은 시정을 요구하는 요양보호사를 해고했다. 청주노동인권센터는 해고된 요양보호사들과 함께 이 요양원을 고발했다.

■ 기저귀 값 아낄려고 노인이용자에게 화장실 대소변을 강요한 모 노인요양원
이 노인요양원은 요양보호사에게 노인분들을 화장실에서 대소변을 보도록 요구했다. 요양보호사 1명이 여려 병실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거동이 어려운 노인이용자를 이렇게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 이 요양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각종 법정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 ○○년, 등신 등 욕설이 난무하는 모 기관 조리실
식당책임자가 조리 종사자에게 심한 욕설과 폭언을 행사했다. 어떤 때는 솥뚜껑을 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 식당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시설이다.

■ 내부고발자를 해고 한 대기업 ○○
이 기업은 이름만 대면 알수 있는 국내 굴지의 통신 대기업이다.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P씨는 이 회사의 인력퇴출 프로그램의 중요한 자료를 직접 기획했다고 양심선언 했다. P씨는 해고직전 해외영업을 담당했다. 무려 1조가 넘는 대형프로젝트였다. 개발사로만 참여해도 수백억의 이익이 발생하는 대형사업이  이 기업 ○○으로 확정되기 직전, 이 회사 모 임원이 영업대표인 P씨를 따돌리고 다른회사가 개발사로 참여하도록 밀어준일이 발생했다. 이에 P씨는 회사의 이익을 지키기위해 해당임원을 배임죄로 고발했다. 그런데 이 회사는 P씨를 해고했다. 청주노동인권센터는 부당해고구제신청사건에 대해 법률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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