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예산 삭감에 학부모·교육계 반발

충주지역에 설립될 예정이었던 공립 예성유치원(가칭) 설립 예산이 삭감되자 유아 공교육 확대를 기대했던 학부모와 교육계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단설유치원에 쓰일 예산이 사실상 반납될 것으로 보여 공교육 혜택을 바랬던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충북도의회는 최근 본회의를 열고 충주 삼원초(가칭 삼원 병설유치원+남한강초 병설유치원) 등 모두 3곳의 단설유치원 설립을 최종 확정했다. 확정된 곳은 충주 삼원초(29억여 원), 제천 의림초(57억여 원), 영동유치원(41억여 원) 등이다.

▲ 충주시 학교학부모연합회 및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가 최근 충주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2개 이상의 단설유치원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주교육지원청은 삼원초 단설유치원인 ‘삼원유치원’ 설립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삼원유치원은 2014년 문을 열고 112명의 원아를 모집할 계획이며, 일반학급 5개와 특수학급 1개 등 모두 6개 학급이 신설될 예정이다.

하지만 신설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예성유치원(예성병설유치원+중앙초병설유치원) 건립은 무산됐다. 도의회가 예성유치원 설립 예산을 삭감하며 단설유치원 건립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도의회는 예성유치원 건립 예정지가 도심에서 멀리 떨어졌다는 이유를 들어 단설유치원 설립 예산 52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예성유치원은 안림동 499-1 일원에 건립될 예정이었다. 심기보 도의원은 “오랫동안 옮겨지는 장소를 두고 검토를 했다. 항공사진을 갖다놓고 봤는데 안림동으로 가면 되겠냐는 의견이 있었다. 부지를 다른 곳으로 알아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학부모는 “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시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사립유치원 편에서 단설유치원 설립 계획안을 수정해 예산을 삭감했다”며 “교육위는 예산삭감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립유치원 밀집해 정치적 판단”

정종현 충주시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은 “예성유치원이 들어설 부지는 도심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부외곽순환도로 바로 옆이었다”며 “더욱이 통학버스까지 운영되는데 어떻게 도심에서 떨어져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댈 수 있냐”고 반문했다.

제천의 경우 새로 옮기는 단설유치원이 현재의 유치원으로부터 1㎞ 도심외곽에 떨어져있고, 충주 예성유치원은 현 부지로부터 1.8㎞ 도심외곽에 위치해있다. 정 회장은 “도로는 핑계고 안림동 주변에 14개 사립유치원, 어린이집이 있어서 그것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일 것”이라며 “내년 도교육청이 진행하는 단설유치원 추가 설립에 예성유치원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충주지역에 동서남북(동:안림동 일원, 서:삼원유치원, 남:남산유치원, 북:금릉동 일원)으로 4개의 단설유치원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타 지역(음성:인구 9만 명에 2개원, 청원: 인구 15만 명에 3개원 등) 인구수 대비 단설유치원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충주시학교운영위원회 등은 15일 보은·옥천·영동을 시작으로, 16일 청주, 17일 음성·진천 등 중부 4군, 18일 충주·제천·청원 등에서 단설유치원 설립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도교육청 역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심의 직전까지 토지매입비 및 위치 등에 대해 이렇다 말이 없다가 예산을 삭감시켰고, 심사결과 공문에도 설립불가 결정에 대한 단 한 줄의 이유나 배경설명조차 달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사전에 문제점에 대해 얘기를 했더라면 계획조정을 했을 텐데 의견을 물어본 절차도 없이 예산을 삭감했다”며 “예산이 유아 교육시설 현대화를 위한 정책 사업인 만큼 전액 국가에 반납해야 하고, 타 용도로 집행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사립유치원을 의식해 협의점을 찾으려고 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부지를 알아보라고 하지도 않았다”며 “우선적으로 내년 계획이 날아갔고, 당장 자체예산으로 추진하기에는 금액이 적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성토했다.

도 교육청은 상황을 지켜본 뒤 내년이 어려울 경우 2014년 계획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예산 삭감이 이뤄질 경우 이 사업이 계속 추진될 지는 미지수다. 도의회에 제출한 2014년도 단설유치원 설립 계획안 검토보고서에 도의회 사무처 전문위원들은 ‘누리과정 도입(확대) 등 최근 유아교육 여건의 변화에 따라 단설유치원의 설립을 통해 유치원 취원율 제고 및 교육만족도를 높이고, 질 높은 유아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으로 적절하다고 사료됨’이라는 검토의견을 냈다.

도의원 부인 어린이집 운영 ‘도마 위’

다만 검토의견에 단설유치원 설립에 대해 지역과 관련 단체 등에서 거론되는 다양한 의견에 대해 검토와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도의회는 사전협의 및 조정 등을 거치지 않고 예산을 삭감, 학부모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도의회가 도의원 부인이 어린이 집을 운영한다는 개인적인 이유로 예성유치원 설립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충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충북교총은 성명서에서 “도의회 모 의원은 전직 어린이집 원장이었고, 현재 그의 부인이 원장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인 도의원이 단설유치원 설립 반대와 예산 삭감 로비가 있었다는 소문이 도는 만큼 이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단설유치원 설립 예산은 도의원이 확보한 예산도 아니고 정부가 지원해준 것인데 이런저런 이유로 설립을 반대해 예산을 반대하도록 한 것은 이해할 수 없고 납득되지 않는다”며 “도의회는 소문처럼 모 의원의 로비에 의해 단설유치원 설립 예산을 삭감한 것인지, 그 이유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교총에서 의혹을 제기한 도의원은 예산결산위원 중 한명으로 알려져 있다.
A도의원은 이에 대해 “당사자인 도의원이 심정적으로야 (단설유치원 설립)반대하겠지만 그럴 수 있겠냐”고 했다. 도교육청도 이 부분에 대해 교육위원회에서 이미 예산을 삭감했고, 설립계획안이 없어졌기 때문에 예결위를 통과해도 의미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린이집과 관련된 도의원이 자신과 이해관계에 있는 안에 반대행위를 한 것에 대해 여전히 원성의 목소리가 높다. 결국 여러 요인이 원인이 돼 충주지역의 단설유치원 설립은 반쪽짜리가 돼버렸으며, 도의회는 유아 공교육 확대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을 간과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사립유치원 및 어린이집이 유아교육에서 담당했던 부분을 묵과할 수 없지만 질 높은 공교육 확대를 바라는 학부모의 바람이 무너졌다”며 “아동과 학부모들이 교육비 부담 없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단설유치원 설립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시립도서관, 겨울독서교실 운영
충주시립도서관이 겨울독서교실을 운영한다.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문화의식 함양과 독서체험기회 제공을 위해 마련된 독서교실은 내년 1월 8일부터 4일간 초등 저학년부와 고학년부로 나뉘어 운영된다. 모집인원은 저학년, 고학년부 각각 25명이며, 참가비는 무료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예절에 대해서 알아보아요’라는 주제로 마련되는 독서교실은 우리 예절을 올바로 알 수 있도록 책속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저학년부와 고학년부 전체 참여자를 대상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배례법 등 전통예절을 체험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참가희망자는 22일까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www.cjdl.net)를 통해 접수하면 되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시립도서관(850-3274)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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