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퇴치운동 모금 위해 발행, 자율아닌 ‘타율 판매’ 도마올라

크리스마스 씰 하면 ‘옛날 옛적~’ 크리스마스 카드에 우표와 함께 붙였던 추억이 생생한데요. 우리나라에선 53년 ‘대한결핵협회’에서 정식 발행해 올해로 59년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해마다 새로운 디자인의 씰을 손에 쥐는 것이 즐거움이었는데… 학생과 공무원들을 위주로 판매하다보니 부작용도 만만치 않네요.

크리스마스 씰은 영국 산업혁명 이후 결핵이 전 유럽에 만연되자 덴마크의 우체국 직원이던 아이날 홀벨(Einar Holboell)이 결핵퇴치를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1904년 세계 최초로 발행했고 덴마크 국왕의 전폭적 지원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이후 미국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고 우리나라는 1932년 12월 일제 때 캐나다의 선교의사인 셔우드 홀(Sherwood Hall)이 크리스마스 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940년 태평양전쟁 발발 직전 일제로부터 스파이 누명을 쓰고 강제로 추방되면서 씰 발행도 중단됩니다.

해방이후 1949년 과거 셔우드 홀 선교사를 도왔던 문창모 박사가 나서 “한국 복십자회”에서 씰 발행을 재개했고 크리스마스 씰 운동이 범국민적인 성금 운동으로 확산된 것은 1953년 “대한결핵협회” 창립때 부터입니다. 이후 크리스마스 씰은 민간주도의 결핵퇴치 운동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매년 발행해 오고 있습니다.

씰 한장당 가격은 300원으로 큰 부담이 없지만 작년부터 등장한 ‘그린 씰(전자파 차단 스티커)’은 장당 3000원이라고 합니다. 충북결핵협회가 올해 도교육청에 그린씰 1500장을 떠맡기다(?) 보니 공무원들은 연말 하소연인 ‘우리가 봉이냐’란 얘기를 할수 밖에요. 실제로 지난해 전국적인 씰 판매모금액이 57억원인데 이 가운데 학교판매 66.7%, 공무원판매 20%를 차지해 편중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뽀로로 캐릭터를 통한 ‘뽀통령’의 위력으로 판매액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마치 딱지처럼 뽀로로 스티커(12종)을 모두 사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부담스러웠다’고 하네요. 무엇보다도 편지와 카드가 점차 사라지는 세태다 보니 씰의 실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도 방법에 문제가 있다면 바꿔야 하겠죠? 순수 민간운동에 뒷담화가 난무해서는 안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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