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朴 많이(18.3%) 보고…文·安은 전국 꼴찌(11.4%)
전국은 단일화토론(18.7%)이 박근혜(16.4%) 비해 높아

유력 대선후보들은 유권자들을 얼마나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 모았을까? ‘야권후보 단일화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토론의 장에 나서지 않겠다’는 여당의 방침에 따라 18대 대선은 후보자 등록을 마감할 때까지 여야 후보가 한 자리에 모이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까지 열린 토론회는 11월21일 실시된 문재인-안철수 간 후보단일화 토론과 11월26일 형평성 차원에서 구직면접방식으로 진행된 박근혜 단독토론이 전부다. 여야가 따로따로 토론회를 가진데다, 시청률은 후보자에 대한 관심도와 직결되는 것이기에 그 내막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 야권단일화 토론과 박근혜 후보 단독토론의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재미있는 결론이 도출됐다. 충청·강원은 전국적인 상황과 달리 박근혜 단독토론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은 방송 캡쳐 화면.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야권의 우세승이다. 야권후보 단일화토론의 시청률이 18.7%로 박근혜 단독토론 16.4%보다 2.3%p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권단일화 여부가 지금까지 대선의 모든 이슈를 잠식할 만큼 비중이 컸다는 점에서 격차는 예상보다 근소한 수준이다. 여당이 “결과에서는 졌지만 내용상으로는 이겼다”는 판단을 내리는 이유다. 비교에 사용한 시청률은 전문조사기관인 <TNmS>의 조사에 따른 것으로 동시에 생중계를 한 방송3사의 시청률을 합산한 결과다.

더욱 궁금한 것은 지역 간 시청률의 편차다. 이는 지역민심을 읽을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결과는 흥미롭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경북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26.1%의 시청률을 보였다. 이어 제주(18.7%), 충북(18.3%), 강원(17.8%), 서울·경기·인천(17.5%), 대구(16.7%), 울산(15.2%), 광주(15.0%) 순이었다. 충북은 박 후보의 텃밭인 경북에 이어서 제주 다음으로 높은 시청률을 나타냈다.

충청·강원 시청률도 ‘與성향’

야권단일화 토론은 광주(22.4%)와 전남(22.1%)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봤다. 단일화 여부가 대선판도를 가른다는 점 때문인지 경북(21.0%)의 시청률이 뒤를 이었다. 서울·경기·인천(19.7%)의 시청률도 전국 평균을 웃돌았고 경남(18.7%), 부산(17.6%), 대구(17.4%), 제주(17.3%), 울산(17.0%) 등이다. 충북은 14개로 분류한 지역 가운데 가장 낮은 11.4%에 불과했다. 충북을 포함해 강원(13.7%), 충남(14.2%) 등이 하위권 3곳이다.

이는 4월11일 19대 총선결과와도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만 해도 충청과 강원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재미를 보지 못했던 지역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충북과 대전·충청지역 의석 25석 가운데 제천·단양 단 1곳에서만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후 윤진식 의원이 재보선에서 당선돼 최종 2석을 건진 것이 전부다. 전통적인 여도(與道)였던 강원도도 18대 총선에서는 민심이 돌아서 8석 중 3석을 얻는데 그쳤다. 결국 충청·강원의 33석 중 4석이 전부.

그러나 19대 총선결과는 완벽한 반전이다. 자유선진당(이후 선진통일당·새누리당과 합당)이 퇴조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충청권 의석의 절반에 가까운 12석을 얻는데 성공한 것이다. 강원은 전체 의석이 9석으로 늘어난 가운데 새누리당이 전 의석을 석권했다. 결국 박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새누리당으로 신장개업한 19대 총선에서 충청·강원 34석 중 무려 21석을 얻는 약진에 성공했다. 이번 토론회 시청률은 이같은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한편 토론회 방송시간이 심야로 옮겨간 것에 대해 야당은 불만이 많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의 단일화토론은 황금시간대인 오후 7시에 방송됐고 시청률은 무려 30.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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