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귀홍 사회문화부 기자

개인적으로 TV를 볼 때 재방송을 즐겨 보는 편입니다. 제때에 보지 못한 방송을 볼 때도 있고, 이미 봤던 방송을 다시 볼 때도 있습니다. 케이블채널에서 나오는 몇 년 지난 방송을 볼 때도 있고 케이블업체에서 제공하는 VOD서비스를 통해 구태여 옛날 방송을 꺼내 볼 때도 있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고 무슨 말을 할지도 알지만 보고 또 봐도 재미있으니 그렇게 합니다. 헌데 재방송을 재미없다고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나요. 이번에는 글이 ‘재방송’입니다.

지난 8월 이 지면에서 했던 말을 다시 하려합니다. 그 때 당시 ‘당신들 안의 괸당’이라는 제목으로 타지에서 온 귀농인들이 느끼는 차별과 소외감을 전하려했습니다. 도대체 ‘충북인’에 대한 기준은 무엇인지 묻고 싶었습니다. 충북에서 태어나면 충북사람인지, 학교를 나와야 하는건지요. 그 기준은 무엇인가요. 지금 이곳에서 살아도 기준에 부적합한가요.

지금 생각해보면 고향이 부산인 정우택 국회의원이 지사 시절 충북에 연고를 만들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경력안내에 고향을 허위로 진천이라 명기한 것도 그렇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의 고향은 각각 경남 창녕과 경북 영천이지만 서울출신이 아니라고 또는 경기도 출신이 아니라고 그 지역에서는 아무도 ‘딴죽’을 걸지 않는데 말입니다. 이것은 외지사람이 많이 사는 서울과 경기도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하나요. 반대로 지역이라는 충북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하나요.

세종시의 건설로 주변 청주시와 청원군의 인구가 증가할 것이며 청주와 청원이 통합되면 인구 100만의 광역시급 도시가 될 것이라 말하는 이곳 사람들. 그렇게 이주해올 많은 사람들은 충북사람인가요. 아닌가요.

조금 비약을 해보겠습니다. 태어나야 충북사람이고 고등학교를 나와야 충북사람이라는 기준이 공고하다면 세종시에 이주해올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나홀로 이주’를 하는 것을 비판하지 마세요. 그들은 ‘서울사람’이니까요.

충북도청이 생긴 이후 처음으로 행정부지사와 정무부지사가 충북출신이 아닌 강원도 강릉 출신이라 누군가 볼멘소리를 하나봅니다. 근데 어쩌나요. 신임 신진선 행정부지사의 고향이 제천시 백운면인 것이 뒤늦게 알려지고 말았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이사를 간다고 합니다. 그러면 신진선 부지사는 충북출신이 맞지요. 사실 서덕모 정무부지사도 고향만 청원이었으니 별 차이가 없습니다.

지방분권을 말하고 지역의 가치를 말합니다. 또 귀농인을 유치하려 합니다. 인구가 적어 도세가 약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인구가 적은 도내 군들은 하루하루 유출되는 인구에 걱정하기도 하며 늘어나는 인구에 환호합니다.

또 학교와 기업 등에서는 글로벌이니 세계화를 말하기도 하지요. 근데 한편으로는 이들의 고향과 학교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러고 보니 이명박 대통령의 출생지가 일본 오사카입니다. 대통령, 일본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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