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

설마설마 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 전국체전 경기장 이전을 둘러싼 대한태권도협회의 강경자세 뒷면에는 진천군에 대한 괘씸죄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천군, 정확히 말해 김경회 진천군수는 지난 98년부터 태권도 공원 진천유치에 정치생명을 걸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이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열정적인 유치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국내외 태권도인들과 교분을 맺었고 만남과 결별의 곡예가 이어졌다.

국제 연맹 총재라는 한 인사와는 호형호제를 하다 원수(?) 사이가 됐고, 최근 세계태권도화랑문화축제 겹치기 개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충청대와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여러 갈래 태권도 관련 단체와의 외줄타기 로비가 빚은 씁쓸한 결과인 셈이다.
충청대와 국제연맹과의 친밀한 교분은 태권도계의 다른 갈래인 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과 멀어지는 요인이 된다.

이번 전국체전 경기장 이전 파문도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감정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이다. 실제 국내 대회를 실질적으로 주관하는 대한태권도협회의 진천군에 대한 냉소적인 반응은 여러 군데서 감지됐다.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지난해 세계태권도화랑문화축제. 당시 의전문제로 현재 협회 실세로 알려진 C대 모교수를 홀대하는 바람에 잡음이 일기도 했다. 또한 태권도 발원을 김유신 장군의 화랑정신에서 찾으려는 김 군수의 집요한 노력도 태권도계의 공감을 얻기는 커녕 되레 이단으로 취급받는 구실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태권도계 한 인사는 “태권도 공원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는 김 군수가 어느 끈인들 잡고 싶지 않았겠느냐”며 “세계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등으로 삼분화된 교계 현실을 제대로 파악치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입장은 다르다. “태권도계가 어떤 구도로 움직이는지는 관심 없다. 단지 도지사까지 나서 중재했던 대회장소를 편의, 숙박시설 미비 등을 내세워 뒤엎으려 하는 것은 옹색해도 너무 옹색한 것 아니냐”고 주민 P씨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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