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분야 설정 뒤 이에 걸맞는 업체 유치 나서야
단순공장 아닌 본사 끌어와야 효과 극대화 가능

오송생명과학단지는 앞에서 이미 지적했듯 식약청과 국립보건원 등 국책 기관의 입주와 경부고속철도 오송역 설치 확정, 사통팔달의 교통망, 거기에 하늘길과 맞닿아 있는 청주국제공항이 지근(至近)거리에 위치해 있는 등 최적의 산업 집적지로서의 인프라를 온전히 갖추고 있다.

이것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오송의 경쟁력 지수들로, 그런 만큼 조성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국가공단답게 규모화를 확보해야 한다는 논란은 앞으로 상당기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오창과는 달리 조성 초기 단계에서부터 규모 논쟁 등 담론이 분출하는 것은 오송이 그만큼 뜨거운 개발 기대감과 관심을 한 몸에 모으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오송에 대한 관심은 입주의사를 타진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는 정황으로도 뒷받침된다. 충북도 바이오산업추진단은 “오는 9월이나 10월에 분양 공고가 나가면 많은 업체들이 신청을 해 올 것으로 기대된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4000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산업단지로 질병관리본부 등 4대 국책기관이 2008년까지 이전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3월 복지부가 보건의료 연구개발비 등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2007년에 경부고속철도 오송 역세권 개발이 시작될 경우 오송단지는 항공과 도로, 철도가 하나되는 물류의 중심지로도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IT산업의 중심임을 자임하며 조성된 오창에는 오송에 들어갔으면 제격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BT관련 연구기관 및 기업들이 많아 ‘특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어떤 산업단지로 특화할 것인가고민해야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는 말처럼 오송이 이처럼 엄청난 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는 데도 불구, 추진과정에서 규모가 대폭 줄어들게 된 연유가 불가사의하다. 당초 270만평 정도로 계획됐다가 도중에 절반 가량으로 대폭 줄어든 과정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게다가 오송에 접근하는 우리의 자세에 있어 유념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은 따로 있다.

오송을 어떤 성격의 바이오 클러스터(생명공학 집적지)로 개발할 것인가 하는 점과 이를 위해 전제돼야 할 원칙들, 그리고 현재 오송산업단지 조성공사가 어떤 단계를 밟고 있는지 등이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규모가 줄어든 과정= 항간에는 한동안 오창과학산업단지 분양에 애를 먹은 토지공사가 오송생명과학단지 조성사업에 부담을 느꼈고, 이런 우여곡절 끝에 규모가 축소됐다는 뜬 소문이 나돌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충북도는 “농림부에서 반대가 있었다. 오송단지는 절대 우량농지를 많이 포함하고 있었는데 농림부가 이를 우려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우량농지 포함지역을 최소화하고 산악지역도 제외하다 보니 규모가 축소됐다. 물론 분양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토지공사의 부담감도 일부 원인이 됐다. 그래서 소위 위치가 안 좋은 곳도 빠지게 됐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오송단지의 규모가 축소됐지만 축소결정의 공과를 현재 판가름할 척도는 없다. 오창에 놀란 가슴이 채 진정되기 이전에 이뤄진 결정임을 감안할 때 다른 사족을 달기도 어렵다.

“생의약·의료·광학기기 중심으로 개발”
다만 현 시점에서만 바라보자면 개발 기대심리가 꿈틀대는 오송의 여건을 고려할 때 당시 충북도와 보건복지부가 보다 강력한 의지로 농림부를 설득하고 당초 계획을 밀어 부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어떻게 특화할 것인가= 현재 규모대로 조성을 하든 추후에 확대조성하든 중요한 것은 오송을 어떤 바이오 메카로 만들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오송을 제대로 특화해야 한다는 명제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잡탕식 일반 산업단지처럼 될 것이라는 우려가 여기엔 깔려있다.

토지공사는 “오송은 오창과 가깝다. 그런데 정보통신 중심의 과학산업단지로 조성된 오창에는 IT뿐 아니라 BT(생명공학) 기업이나 연구소도 많이 들어가 있다. 오송과 오창의 구분이 다소 애매해 진 것이다. 그런 만큼 오송은 완전히 BT 집적지로 색깔 분명한 산업단지로 만드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충북도 역시 “오송에는 초우량 생명공학 업체만을 유치, 오창과 차별화하면서도 상호 연계선상에서 공동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나갈 생각”이라며 “오송은 생약개발, 의약, 의료기기, 광학기기 분야의 첨단 생명산업 단지로 특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깊이 생각해야 할 점은 오송에는 단순한 생산공장이 아닌 본사들의 집적지가 될 수 있도록 기업유치 정책의 무게중심이 잡혀야 한다는 것이다. 본사가 아닌 현지 생산공장만 와서는 우수 두뇌 유인에 한계를 낳고, 나아가 충북이 바이오산업으로 특화했다고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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