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준 사진부 차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취재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형태로 운영 중인 모범지역사례를 둘러보았다. 이중 평택의 공동육아 사례가 생소하면서도 인상 깊게 다가왔다. 공동육아를 하고자 모인 이들은 특정 자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아래서부터 바꾸고자 각자 호주머니를 털어 돈을 모아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 어린이집을 만들며 시작했다.

이것이 ‘평택교육생활협동조합 느티마을’이다. 평택시 오성면에 위치한 느티나무어린이집은 일반 도심의 콘크리트에 둘러싸인 어린이집과 달리 주변이 들녘과 산으로 둘러 쌓여있었다.

자연과 함께한 아이들은 들이며 산이며 뛰어놀고 부모, 교사 ,학생들이 교육의 주체가 되어 지역과 함께 하는 생활공동체를 만들고 있었다. 어린이집 근처로 이주해온 일부 학부모들도 내 집처럼 드나들며 아이들의 교육에 참여한다. 메뚜기를 잡고 흙으로 소꿉장난을 하며 자연을 벗 삼아 노는 아이들의 까맣게 그을린 천진난만한 표정이 떠오른다.

사실 우리집 아이들은 벌레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겁을 한다. 아무리 타일러도 파리나 개미 등 벌레를 보면 때려잡기 일쑤다. 물론 벌레 중에는 해충의 개념을 갖고 있는 것들도 있지만 날거나 기어 다니는 모든 곤충들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니 이럴 때는 평택의 아이들이 그저 부럽기만 할 따름이다. 주변의 여건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아파트 주변 놀이터는 흙이 아닌 우레탄 소재로 만들어져 흙을 밝을 기회도 점차 사라지는 것 같다.

▲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아이들이 흙으로 소꿉장난을 하며 자연을 벗 삼아 놀고 있다.카메라 Canon EOS-1D MarkⅢ, 렌즈 16~35mm, 셔터 1/100, 조리개 5.0, 감도 800.
치열한 경쟁의 국립유치원 보내기가 어렵기도 하고 장단점을 따져 보는 학부모들은 마땅찮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가까운 사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야 하는 현실이 오늘날 아이를 키우는 모든 학부모의 고민이다. 유아기 때 자연과 함께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도 안정적이라는 통계가 있다.

저녁 식사를 하며 첫째 딸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자기가 밥 먹는 속도가 반에서 ‘꼴등’ 이라며 속상해 한다. 식사에서조차 1등과 꼴등을 가리는 오늘. 기자는 오는 1일부터 열흘 동안 시험, 성적, 등수가 없는 협동조합 네트워크의 천국 핀란드와 복지국가 스웨덴을 다녀올 예정이다. 보고 들은 것을 잘 전달해 협동조합을 준비하려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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