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 3단계 폐기물 매립장 허가보다 10m나 더 깊어
1·2매립장 예상매출 399억원…실제 매출은 872억원

청원군 오창산업단지 내 위치한 폐기물매립장이 허가된 용량을 초과해 매립하려고 한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지난 9일 KBS청주방송은 허가권자인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와 함께 측량업체에 도움을 받아 실측한 결과 매립장 깊이가 허가받은 것보다 평균 10 m 가량 더 깊었다고 보도했다. 폐기물매립장을 운영하는 이에스청원이 허가받은 깊이는 지상 5m,, 지하 20m였지만 실측결과 매립장 깊이는 최저 27m에서 최고 32m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스청원이 허가받은 용량이상을 매립하려고 한다는 의혹은 지정폐기물 매립 추진을 반대해 온 인근 아파트 주민들에 의해 제기됐다. 20m라고 하기에는 너무 깊다는 눈대중에 의한 짐작이었다. 그리고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관리감독기관인 청원군은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사진설명-오창과학단지에 위치한 폐기물처리업체 이에스청원이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매립장을 허가기준과 달리 깊이 팠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의혹1. 1·2단계는 허가량만큼만 묻었나

허가보다 깊게 팠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자, 주민들의 인터넷 카페 모임에는 또 다른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디 민트73우림2차를 사용하는 회원은 “기존매립장도 의심스럽다”며 이미 폐기물로 가득찬 1·2단계 매립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회원도 “당연히 의심스럽다. 이에스청원이 지상에 묻을 용량을 지하에 묻으려고 했다고요? 공사비도 더 들여 왜 서류상과 다르게 파놨을까요”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오창산단 폐기물 시설부지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2002년 설립된 이에스청원은 2006년 7월 폐기물최종처리업 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1단계로 44만 1490㎥의 매립장을 건설한 이에스청원은 2단계로 38만 9476㎥ 용량의 매립장을 추가로 건설해 지금까지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1·2차 단계에서도 초과 매립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주민들의 의혹에 대해 타지역 폐기물처리업체 관계자는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고, 업계에서는 허가된 매립장 면적에서는 나올 수 없을 만큼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이에스청원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재무제표 자료에 따르면 본격적인 폐기물 처리사업을 시작한 2006년부터 2011년 12월 31일까지 폐기물 매립을 통해 발생한 수입은 총 87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이라면 그 절반 정도밖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에스청원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반폐기물은 평균 톤당 3만~4만원에 거래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최대 매립량을 계산할 때 매립장 규모(㎥)에  ‘곱하기 1.2’를 한다. 거래가 톤 단위로 이뤄지고 1㎥에 평균 1.2톤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계산법으로 1·2단계 허가매립량 총 83만966㎥에 대한 최대 매립량을 산출해보면 99만 7159톤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톤당 가격을 4만원으로 잡았을 때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매출총액은 398억 8637억원이 된다. 실제 매출액인 872억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더욱이 이 같은 계산은 2단계 매립장까지 매립이 완료됐다는 가정 하에 나온 결과고, 총매출액 872억원에는 올해 매출액을 포함하지도 않았다. 이에스청원의 지난해 폐기물처리수입이 73억원이었다는 점과 아직 2단계 매립장의 매립을 완료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의 규모는 예상매출보다 2~2.5배에 이른다.

의혹2. 일반폐기물만 묻었나
이 같은 계산에 따르면 두 가지 가정이 가능하다. 첫째는 의혹을 제기하는 주민들의 주장대로 1·2단계도 3단계처럼 허가 용량보다 깊이파지 않았나하는 것이다. KBS청주방송이 실측을 바탕으로 추정한 매립총량은 82만 5000㎥다. 허가된 양보다 25만㎥가 많은 수치다. 톤당 4만원으로 계산하면 120억원의 이득을 취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가정은 허가 용량은 지켰지만 고가의 처리비용을 받을 수 있는 지정폐기물을 매립했을 가능성이다. 한 주민은 “지정폐기물 허가를 받으려고 최근까지 공을 들인 업체다. 매립한 폐기물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창 폐기물매립장에 매립할 수 있는 폐기물은 사업장 배출시설계폐기물(지정외 일반폐기물), 시업장 생활계 폐기물, 건설폐기물, 생활폐기물 등 일반폐기물이다. 일반폐기물 외에 폐유 등 주변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물질은 지정폐기물로 분류되는데 상대적으로 처리비용이 비싸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에스청원과 거래했다는 한 운반업자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폐기물처리업체는 없다”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런 일로 문 닫는 경우는 본적이 없다. 경험에 비춰볼 때 매출액 차이나 어떤 문제제기로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의혹3. 관리·감독해야 할 청원군은 뭐 했나
매출액이 왜 상승했는지, 3단계 매립장에 더 매립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를 명백히 밝혀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땅을 파보는 것이다. 파보면 무엇을 묻었는지 얼마나 깊이 팠는지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청원군은 어찌된 일인지 고민만 하고 있다. 박정희 청원군의원은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서는 천공이 필요해 청원군에 제안을 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일이 지난 15일 청원군 관계자는 “의회에서 이야기가 나와 방법을 찾고 있다. 천공은 잘못할 경우 자칫 차수막을 훼손시킬 수 있어서 어렵다. 법에서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했다.

어떤 폐기물이 얼마나 매립되고 있는지 자료를 가지고 있느냐 취재진의 질문에 해당부서 관계자는 “그런 것을 따로 기록하지도, 업체가 보고할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관리감독의 허술함에 대해 이 관계자는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1단계에서도 3단계와 같은 논란이 일어 검찰과 감사원 감사까지 진행된 일이 있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에스청원 이재준 본부장은 “2006년에 이미 묻은 폐기물까지 모두 파헤쳐 매립장 깊이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무혐의로 일단락됐다”며 “폐기물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부피도 제각각이라서 단순한 계산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3단계에서 깊이 판 것은 토지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뿐이다. 더 파낸 대신 지상고를 사용하지 않을 요량이었다”며 “깊이 파낸 것이 문제가 된다면 환경청에서 그에 따른 처벌을 내릴 것이다. 환경청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15일 오창환경지킴이는 이에스청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고  1·2단계 매립장에서 불법행위는 있었는지, 금강유역환경청·청원군청 공무원들의 업무가 적정했는지에 대해서도 감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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