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봉 충북NGO센터장

1989년을 기점으로 창립되기 시작한 시민단체들의 첫 번째 역할은 정치개혁이었다. 그 중에서도 관권선거 돈 선거를 추방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활동이었다.

1990년 전국 최초로 바른선거실천시민충북운동협의회를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보수 진보 구분 없이 100여개의 지역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그리고 사회정의와 지역현안을 해결하기위해 서로 연대하고 함께 힘을 모으는 연대운동은 우리 지역 시민운동의 중요한 전통이 되었다.

이후 경부고속철도충북권유치에 이은 호남고속철도오송역유치운동,문장대용화온천개발저지운동, 정치개혁을 위한 낙천낙선운동, 행정수도와 행정중심복합도시 백지화 저지와 세종시 건설, 청주·청원 통합운동에 이르기 까지 지역시민사회는 지역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정파와 이념을 뛰어 넘는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이어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역 시민단체는 동반성장해 왔고, 도민의 신뢰와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사이 시민운동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시선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지난 20년간 시민운동을 주도해 왔던 운동 방식의 참신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인물도 부각되지 않는다, 시민단체 상근활동가의 충원이 어렵다, 청주중심의 운동을 탈피하지 못하면서 기초단위 시·군의 시민사회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몇 몇 큰 단체는 회원과 조지역량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반면 인권·평화·생태·교육·노동·언론·여성 등 미래지향적 가치 중심의 운동단체는 과거에 비해 조직의 자립 역량이 성장하지 못하면서 시민단체 내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차이를 존중하는 신뢰와 협력의 개방적인 연대정신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더불어함께’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시민사회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충북시민재단의 설립과 충북NGO센터의 개관은 이상의 고민으로부터 출발했다. 충북도내 시민사회단체들 사이의 협력적 네트워크 활성화, 새롭게 성장하는 마을만들기, 로컬푸드, 협동조합, 주민자치위원회 등 풀뿌리 주민조직과의 협력, 시민사회 영역에서 일하는 상근 일꾼들에 대한 교육과 지원, 시민사회 자원 활동 리더십의 발굴과 네트워크 지원, 지역사회 조사 연구기능 강화 등을 통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시민사회를 만드는 일을 본격화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지역 시민사회 단체는 폐쇄성, 보수성, 소극성으로 표현되는 지역사회를 개방성, 적극성, 개혁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기능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아직 시민사회의 역량은 미약하고 가야할 길은 멀다. 그리고 이 일은 특정 개인이나 하나의 단체 힘으로는 이루기 어렵다. 지역사회 시민문화가 변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고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안목을 가지고 인내하며 함께 손잡고 가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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