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귀홍 사회문화부 기자

추석 연휴 시작인 지난달 27일 경북 구미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한 공장에서 불화수소산 가스누출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정부는 사고발생 11일 지나서야 해당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이 사고를 접하고 생각난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8월 23일 청주시 LG화학 공장 내 위치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재료공장 합성동에서 발생한 폭발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총 16명의 사상자를 내고 경찰의 수사가 한 달 넘게 진행되고 있는 이 사건은 관계자 5~6명이 사법처리 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지난 8월 말 북상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 때 1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던 것을 상기해 보면 청주 LG화학 의 사상자가 결코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청주 LG화학 공장 폭발사건이 노동자가 사망한 산업재해로 보도됐지만 구미 불소가스 누출사건은 인근 주민들과 가축, 농작물의 피해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실에 따르면 사고가 난 ‘휴브 글로벌’ 정문에서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사업장들이 10여개, 이들 노동자들은 사고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대책이나 조치 없이 계속 근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휴브글로벌은 전체 노동자 7명 중 5명이 사망해 조업이 불가능한 상태지만 인근업체의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들 노동자들은 불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상태이기에 건강상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사고가 발생한 휴브글러벌은 LCD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화학약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이 업체는 제조공정에서 불산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불산은 LCD와 반도체 등 첨단제품의 세정작업과 주석, 납, 크롬 등의 도금작업, 주물의 모래 제거, 스테인리스 표면처리 등에 쓰입니다.

이러한 불산은 이번 유출사건에서 보듯 공기와 접촉하면 연기를 내고 자극적인 냄새를 내는 유독성 가스로 기화됩니다. 인체에 닿으면 피부와 점막을 부식시키기도 한답니다. 자연 소멸되지 않기 때문에 물이나 알칼리성 수용액을 뿌려 중화시켜야만 사라집니다.

때마침 국정감사 기간이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주민들의 피해 등이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됐습니다. 주민들에게 보상은 이뤄지겠지만 그들의 파괴된 삶은 어떻게 될까요.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피해를 입은 구미 봉산리와 암천리의 주민, 그리고 숨진 노동자와 인근 업체의 노동자들 모두들.

사실 구미 불산 누출사건이 중요하지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환노위에서 있을 국정감사에 다뤄질 사안 말입니다. 휴브글러벌 노동자와 같이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일을 하는지도 모른 채 백혈병으로 쓰러져간 반도체공장의 노동자들을….

18일 근로복지공단의 국감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백혈병문제가 다뤄질 것이라 합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故 황유미씨는 ‘나를 잊지 마세요’라고 말했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람은 또 있습니다. 매그납칩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故 김진기 씨, 부디 그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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