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타 지역 업체 '저렴한 요금으로 승부'
“앞으로 가격 더 내릴 듯”, “얼마 못 간다”의견 팽팽

충북도내 대리운전 업체는 현재 80여개로 그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많은 업체가 생기는 만큼 경쟁이 치열해 지고 고객 확보를 위해 타 업체보다 좋은 조건을 내걸기 마련이다. 도내 신규 대리운전 업체나 타 지역에 있는 업체가 청주로 영역을 넓히면서 가격 차별성을 선언하고 있다.
 
기존 업체는 대부분 요금이 시내에 한해 1만원을 받고 있으나 속속 생기는 업체들이 8000원이라는 종전 가격보다 20% 저렴한 가격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다 속사정(?)이 있다. 8000원 짜리 대리운전에는 보험가입이 안돼 있거나 일부 직원만 가입돼 있다는 것. 이럴 경우 영업 도중 사고가 나면 보상을 못 받거나 기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즉 업체는 대리운전 기사와 손님을 연결시켜 주는 역할만 할 뿐 회사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다.

싼 게 비지떡, 사고 책임 기사가 져야…”
대리운전은 특성상 대리운전자를 보험에 가입시키는데 비용의 문제가 있고, 기사가 일시적 근무처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 또 기사와 업주가 5:5로 수입을 나누기 때문에 단기간에 돈을 벌기 쉬워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례도 많다. 대리운전은 타인에게 자신의 생명을 잠시나마 맡기는 것인데도 보편적으로 보험 가입여부나 운전자의 운전 능숙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특히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만취 상태가 많고 유흥업소 측에서 불러주는 업체를 이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목적지가 청주 시내인 경우 1만원을 받는 기존의 대리운전 회사는 기사와 회사가 5000원씩 나누게 되고 보험에 가입돼 있어 사고 시 보상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리운전보험은 무한배상이 아니기 때문에 큰 사고일 경우는 보상 가능 이외의 금액을 기사나 회사가 책임져야 하며 가장 큰 맹점은 차대차 사고일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20% 저렴한 대리운전은 8000원중 회사와 기사가 2:8로 나누고 모든 책임은 기사에게 돌아간다. 사고는 물론 무인감시카메라에 찍힌 벌금도 기사의 몫이다.

청주에 이런 업체는 D대리운전, O대리운전, D콜 등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한 업체인 D대리운전 사장은 “동종 업체가 많은 시장에 뛰어들려면 가격 차별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잘라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7000원하는 업체도 등장했으며, 앞으로 가격 경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H대리운전 사장 J씨는 “사고가 언제 어떻게 날지 모르는데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과 차를 운전이 능숙한 사람에게 맡기냐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맡기냐, 또 사고에 대비해 보상 받을 수 있는냐 없느냐에 대해 인식을 하는 고객은 지정 기사를 찾는다. 보험이 가입된 회사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다”라고 밝혔다. 2년 전 대리운전을 시작한 J씨는 개인 고객을 많이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직이 대리운전 기사였던 L씨는 “돈에만 눈이 먼 업주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이용하는 회사의 보험 가입여부를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사에 문의해도 개인보험이 아니므로 사실 확인이 가능하다. 또 가입돼 있더라고 직원 수와 보험가입자수가 5명 이상 차이가 나면 그 업체의 신뢰도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안전은 뒷전이고 폭리만 취하는 업주가 최소의 인원만 보험에 가입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L씨는 덧붙였다.

기존 대리운전 업체는 유류비가 상승해 수지 타산이 안 맞아 더 올려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충북지역 업체 사장 모임이나 대리운전협회가 없기 때문에 이에 따른 협의가 없어 가격을 올리기는커녕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신규업체가 들어와도 뒷짐을 지고 있어야할 실정이다. 가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신규업체 등장도 모자라 타 지역(대전)에서 손을 뻗히고 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대리운전 업체가 계속 늘자 동종 업계 업주들은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상과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H대리운전 사장은 “신규 업체에 맞춰 가격을 내리면 타산이 안 맞는다. 오른 기름값을 생각하면 올려야 한다. 2000원 싼 대리운전은 사고가 나도 보상 받기 힘들고 기사 또한 완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고객의 판단에 맡길 것이다.

지난 2002년 가격을 내려 업계를 잠식하려는 업체가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꼬리를 내렸다”며 이번에도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M대리운전 관계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금도 콜수가 줄고 있다고 털어놨다. “보험 가입여부나 사고 후 보상 문제 등 속사정을 모르는 단골 고객은 왜 가격을 내리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동안 우리가 폭리를 취해왔던 것처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요금 조정을 생각해 봤지만 불가능하기 때문에 1만원을 받는 것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