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한해 불산가스 배출 29톤… 매년 증가

속보=구미공단 불산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한 휴브글로벌이 충북 음성에도 공장을 가동 중이어서 안전점검 등 대책이 요구된다.

또 청주·청원지역만 123곳의 유독물질 취급업체가 있는 충북도에서 한해 29톤 가량의 불산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휴브글로벌 음성공장, 구미의 '3배'

지난 1998년 이스트케미칼로 창립한 휴브글로벌은 2006년 충북 음성공장을 완공해 전자용 케미칼·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구미공장은 2008년 설립됐다.

휴브글로벌 음성공장은 면적 1만2550㎡에 연간 1만800톤을 생산하고 있어 4060㎡ 면적인 구미공장보다 3배 정도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불산을 주로 취급하는 구미공장과 달리 음성공장은 질산·황산을 취급하고 있다. 질산의 경우 연간 360톤 가량을 사용하고 있다.

황산 역시 불산처럼 극히 치명적인 화학물질로 작은 용량에도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불산보다는 그 위험성이 덜하지만 질산 역시 피부를 손상시키는 등 인체에 유해한 강산(strong acid)으로 분류되고 있다.

휴브글로벌 구미공장의 불산가스 누출 사고가 안전규칙 미준수로 인한 사고로 추정되는 만큼, 음성공장도 화학물질 취급·관리실태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음성공장의 경우 불산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구미공장 같은 사고의 위험성은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 충북 한해 불산가스 배출 '29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충북도내 전자부품 제조업체 등에서 2만9400kg의 '플루오르화 수소(Hydrogen fluoride)'를 대기로 배출했다. 플루오르화 수소는 불산 또는 불화수소산으로 불리는 기체로 지난달 구미공단 누출사고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배출업체는 청주 4곳, 음성 2곳, 증평 1곳 등 모두 7곳으로 대부분 반도체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배출량이 2008년 3300여kg에서 2009년 4600여kg으로, 2010년에는 5배가 늘어난 2만9400여kg으로 해마다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청주·청원 지역은 불산 등 유독물질 취급업체가 123곳이나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의무등록 대상이 아닌 30인 이하 근로 사업장까지 포함하면 유독물질 취급 업체와 배출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화학물질 관리 '총체적 부실'

한해 29톤의 불산가스를 배출하는 충북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불산가스 등 유독물질의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취급시 주의사항 등 관련 기준에 문제점이 드러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현재 불산 등 화학물질은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의 규제만 받고 있지만 법 시행 이전 유통되던 화학물질은 등록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 4만3000여 종 가운데 86% 가량의 유해성 정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적지 않은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은 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차원에서 화학물질 규제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 구미사고를 계기로 환경부 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관련기관에 '사고 예방·대응 매뉴얼'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화학물질과 관련해서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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