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판매 행사 줄이어
“종전 행사와 차별성 없어…”
“경제적 효과 보다는 보여 주기식”

올 해 충북의 가장 큰 행사인 제85회 전국체전이 153일 앞으로 다가왔다.

엘리트를 위한 체전을 벗어나 생활체육, 문화행사를 접목시키고 나아가 경제적 효과를 거두겠다는 충북도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행사와 이벤트, 특산품 전시판매, 중소벤처기업제품 박람회, 향토음식점 판매, 도내 관광지 홍보 및 안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이 같은 도의 당초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가오는 체전에 들이는 예산은 국비, 도시, 시·군비 등을 포함해 총 786억 여원이다. 이중 문화예술축제와 이벤트에 3600만원, 중소기업제품 박람회에 1억 6000만원, 특산물 한마당 행사에 도비 8000여 만원, 향토음식점에 4500만 여원의 도비가 배정돼 있다.

특히 이번 체전은 소수 ‘엘리트만의 행사’가 아닌 ‘생활 체육+문화행사= 화합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더욱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이번 체전에 각종 문화 행사가 동반된 문화체전은 물론 첨단체전, 화합체전 뿐 아니라 경제·소득체전으로 만들겠다는 도의 계획이 실현 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이벤트성 체전은 금물
체전이 시작되기 전 10월 1일부터 각 시·군별로 행사를 개최하게 된다. 일명 문화예술 행사로 불리는 이 행사는 체전 마지막 날까지 각 시·군에서 매년 치르던 행사를 전국체전 기간 중에 하도록 유도했다. 충북도 곽연창 문화관광국장은 “각 지역의 대표적 행사를 체전 기간에 개최함으로써 볼거리를 제공하고 많은 이들이 모일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도는 3000만원을 지원할 의사를 밝혔다. 또 ‘게이트볼 대회’, ‘스포츠 댄스 경연 대회’와 같은 체전 기념 이벤트에 500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9일부터 마지막 날까지 주경기장, 청남대에서는 이벤트 광장도 운영하게 된다. 곽 국장은 “지역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전국체전인 만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이벤트 위주로 편성했다”며 전 지역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번 체전은 ‘일주일 동안 문화 행사를 통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는 취지 탓인지 대회 기간 내 행사가 넘친다는 지적이다. 또 이 같은 행사가 “차별화 된 것인지, 관객 없는 공연이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라는 여론이 우세하다.

도내 한 관계자는 “체전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각종 문화행사를 열지만 종전과 무엇이 다르냐? 이런 행사가 짧은 기간동안 도를 홍보하는데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는 공연, 즉 매년 시·군에서 하던 행사를 답습하는 것에 그친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다. 행사에 너무 집착하고 이벤트성이 너무 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경제적 효과 기대할 수 있나?
체전과 동시에 도는 ‘중소벤처기업제품 박람회’, ‘특산품 전시판매’, ‘향토음식점 판매’를 실시한다. 도내 우수벤처기업 제품을 전시 판매하게 될 중소벤처기업제품 박람회는 100개 업체를 선정해 1억 6000만원의 예산을 보조해줄 계획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단조로운 제품 전시나 판매를 벗어나 디자인 전시 및 첨단 디자인 장비 체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업체 선정은 중소기업지원센터와 협의 하에 추진된다는 것.

그동안 도에서 여러 차례 추진해 호응도가 높았던 ‘특산물 전시판매’는 청주실내체육관 광장 앞에서 열린다. 실내 체육관 앞에 부스를 설치하는 것이 외관상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으나 손님 끌기는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도 관계자는 말했다. 각 지역의 결연단체 주민을 초청해 충북 농산물을 알리고 판로 확대에도 힘쓸 계획이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

도 관계자의 말이다. “판매 뿐 아니라 도의 농산물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 그러나 매년 비슷한 볼거리가 재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같은 행사라도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중요하다. 체전 기간 내 부대 행사인 만큼 특별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향토 음식젼 운영은 더욱 그러하다. ‘춘천 막국수’나 ‘전주 비빔밥’ 같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없기 때문에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브랜드 향토 음식’을 만드는 것. 예를 들어 ‘보은 대추 갈비’, ‘음성 품바 인삼 비빔밥’ 등 이미 경쟁력이 확보된 특산물과 연계시켜 홍보를 극대화 하겠다는 것이다.

어쨌든 도민의 전국체전에 대한 기대는 크다. 경기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지역민들이 찾아와 기간 내 즐기고 다시 찾을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로 인해 경제적 파급 효과를 누리고 충북 경제가 활기를 찾기를 바라는 것이다. 충북대 경제학과 조수종 교수는 “체전에는 대부분 선수나 감독 등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이런 면에서 경제적 파급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경기 관람을 위해 일부러 찾는 일은 드물다. 그렇다면 ‘스포츠 용품 전시회’와 같이 선수나 관계자들이 관심 있게 볼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행사를 위한 행사를 한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피력했다.

또 경제적, 사회적으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획하기 보다는 지자체가 노력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지적했다. 조교수는 이러한 것이 모두 형식에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충북개발연구원 정상철 박사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판매행사나 이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효과와 도의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면에서 간접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각종 행사를 통해 조직의 운영 방법이나 노하우가 축적된다.

그러나 여러 행사들이 집중적으로 열려 난잡해 보일 수 있어 적절한 시간
안배가 요구 된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장기적인 면에서 판매 행사를 통해 충북의 농·특산품이나 제품을 알림으로써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홍보 비용이 절약돼 경제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행사가 여기 저기 넘치자 “무엇을 위한 행사인가?”, “늘 하던 것 반복하는 것 아니냐?”고 힐책한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특색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일에 늘 고심한다. 그러나 체전은 도·시·군 모두의 잔치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도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