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대회 일주일 간격 개최 … 시민들 ‘갸우뚱’
충주시·충북도 “성격 다르고 경기장도 없다” 난색

성격이 유사한 충주시의 대표적인 축제를 같은 시기에 치러야 한다는 여론이다. 특히 일부 축제의 경우 ‘정치적 축제’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어 관련기관 및 단체들이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종합무예대회인 제6회 전국무예대제전이 (사)한국무술총연합회(회장 이시종) 주최로 지난 22일 충주체육관에서 열렸다.

▲ 충주시의 대표적 축제인 무술축제와 무예대제전이 비슷한 시기에 따로 치러지고 있어 행사를 합쳐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무예대제전은 충주세계무술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고, 무술올림픽 창건의 염원을 담아 개최하는 것이라고 주최 측은 밝히고 있다.

이날 무예대제전에는 30개 무술협회와 100개 체육관이 참여했으며, 선수 임원 및 대회 관계자 등 3000명 이상이 참가했다.

대회는 택견, 격투기, 무에타이 등 11개 겨루기 경기와 해동검도, 24반 무예, 합기도 등 19개 시연경기가 총 14개 경기장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무예대제전은 지난 2007년 당시 민주당 이시종(충주) 국회의원이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치러졌다. 당시 국비 2억 5000만 원을 받은 대회는 지정사업에서 공모사업으로 전환되면서 현재는 3000만 원의 국비만을 지원받고 있다. 대신 도비와 시비가 각각 7000만 원씩 지원된다.

그동안 1·2회는 충주, 3회는 경기도 김포, 4회는 청주에서 개최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충주에서 열렸다.

2012충주세계무술축제는 지난 7~13일까지 2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충주세계무술공원에서 개최됐다.

양 대회에 막대한 예산 소요

무술축제에는 브라질과 그리스, 태국 등 전 세계 16개국 17개 무술단체와 국내 20여개 무술단체가 참가해 다양한 무술의 세계를 선보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인 택견을 모티브로 지난 1998년 시작된 세계무술축제는 올해로 14회째를 맞고 있다. 때문에 비슷한 무술을 근본으로 한 축제를 같은 시기에 치러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예대제전과 무술축제가 비슷한 시기에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도 1주일 간격으로 양 대회는 열렸다.

한 시민은 “성격이 비슷한 무술축제와 무예대제전이 1주일 차이로 열린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그럴 바에야 같은 기간에 대회를 같이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시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지만 무술축제기간 중에 무예대제전을 할 장소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무술축제기간에 무예대제전을 같이 하면 좋은데 무술축제장에 무예대제전을 치를 장소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무술전용경기장이 생긴다면 생각해볼 문제”라고 답변했다.

무예대제전을 주최하는 한국무술총연합회 역시 참가하는 단체가 많아서 할 수 없다고 했다. 무술총연합회 관계자는 “전보다 예산이 줄어서 날짜가 축소됐지만 선수단은 많이 늘어났다”며 “30개 단체가 시합을 치를 경기장이 없다”고 언급했다.

전국무예대제전은 이시종 충북지사가 국회의원 시절 한국무술총연합회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따라서 이 지사는 국회의원으로 재직 시 무예진흥법을 만들었고, 충주를 무술의 메카로 키울 계획을 세웠다.

무예대제전 ‘정치축제’ 오명도

이를 둘러싸고 지역 내에서는 이 지사가 정치적인 이유로 전국무예대제전을 지원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무예대제전에 영향력이 있지만 좌지우지할만하지는 않다”며 “지금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무예대제전을 키워 전국체전 성격으로 키울 욕심은 있다”고 했다.

이어 “근대 올림픽 종목이 서양위주로 돼 있어 동양인은 상대적으로 상실감이 크다”며 “무예대제전을 무술올림픽으로 키워 동·하계 올림픽처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무술축제와 같은 기간 치르는 문제에 대해서는 성격의 상이함과 경기장 여건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 지사 측은 “무술축제는 시연을 위주로 하는 것이고, 무예대제전은 순위를 결정짓는 경기”라며 “경기장 역시 무술축제장과 떨어져 있다면 분산돼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했다.

또 “무예대제전은 충주에서만 치러지는 것이 아니고 전국체전과 같이 순회하면서 치러지는 문제도 있다”며 “지금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면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결국 무술축제와 무예대제전은 같이 갈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두 행사 모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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