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복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장

필자는 가난의 아픔과 슬픔을 직접 살아오면서 보고 경험을 해 본 세대이다. 보릿고개를 넘기고 태어난 세대이지만 워낙 깊은 골짜기에서 태어나 필자는 가난이라는 굴레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책보자기, 고무신을 신고 학교에 갔던 시절, 도시로 이사를 와 배고픔에 수도꼭지를 즐겨 찾았던 경험을 하면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도 쉽게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시절 우리네 부모님에게는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최고의 목표였을 것이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국민소득 2만불의 경계선을 넘어 섰고, 보다 높은 인간다운 삶의 질 즉, 행복추구권을 지향하면서 살게 되었다. 세계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속에서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부자와 가난자의 격차 즉, 사회양극화현상이 너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자와 가난자의 아름다운 나눔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손을 잡을 수 없는 평행선이라는 느낌이 든다.

최근의 상황은 더욱더 부자와 가난자의 소통을 필요로 한다. 기상이변으로 집중폭우, 폭염, 열대야,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엔 복구의 손길이 절실하다. 잦은 비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물가 상승을 불러와 상인과 소비자들이 공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갑작스런 세계주식시장약화로 흔들리는 세계경제는 우리나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식투자로 인한 손실을 어찌할 방법이 없어 자살자가 생겨나고, 수출업종 등은 비상상태에 돌입할 정도로 어렵고 힘든 상황이다.

너나없이 모두가 어려움을 호소하며 주머니를 열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항상 보다 더 어려움에 봉착하여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사회적 약자와 우리들의 도움을 받고 생활하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다.

당뇨합병증으로 다리가 괴사되어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고서도 어린 자녀와 필리핀에서 시집와 한국생활에 익숙하지 못한 아내를 부양해야 할 책임을 벗을 수 없는 가장, 남편의 무능력과 음주 그리고 폭행으로 어린 아이 두명을 데리고 나와 월세집에서 식당일을 하여 간신히 살아가는 모자가정, 오랜 희귀성질환 치료로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향후 치료에 대하여 고민하는 가정 들의 어려움을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국가가 1차적인 관심과 지원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충분할 것인가? 2차적인 관심은 바로 우리가 함께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눔은 습관이고 문화이며, 삶의 활력소라고 생각한다.

올 추석상은 금상이 될 것 같다. 4인가족 기준으로 추석상을 차리는 비용이 20만원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일반가정도 힘겨워할 텐데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은 과연 어떨까?

올 추석은 나눔을 생각하고 실천하는‘고맙day 추석’를 제안하고 싶다. 추석상을 장만할 때 한가지 더 추가하여 온 가족이 어려운 시설이나 어려운 가정에 방문하여 그들과 함께 음식도 나누고 즐겁게 얘기도 하는 멋진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나눔과 봉사는 트렌드다.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사회에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양심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바라는 것과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다. 그 행복의 첫걸음이 바로 나눔이라고 생각한다. 올 추석 보름달은 나의 소원을 들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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