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범죄에 가정의 달 의미 퇴색

지난달 80대 노모와 함께 생활하던 한 50대 장애인이 처지를 비관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한지 한달 만에 이번에는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암 수술비를 훔쳐 가출생활을 해오다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가족간의 불화로 인한 사건이 속속 발생하고 있어 가정의 달의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50대 장애인이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신체지체 5급 장애인인 전모씨(54)는 경찰조사결과 부인이 암으로 서울의 한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고, 치매에 걸린 80대 노모마저 자신이 떠맡게 되자 신병을 비관해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으며 형제들은 연락을 끊은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부모를 서로 모시기 싫어하는 세태를 꼬집는 사건이었다.

“남편에게 맡겨 논 돈 빼돌려”
시아버지의 암 수술비로 1억5천만원을 아들에게 맡기자 이 돈을 빼돌려 가출한 파렴치한 며느리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남편(윤모씨·42)과 함께 청주 상당구의 한 민속주점을 운영해 오던 김모씨(41)는 시부모가 병원비 등 노후대책으로 쓰려고 충북 청원군 북이면 일대의 논과 밭, 가축 등을 팔아 준비한 1억 5천만원을 아들 윤씨에게 맡기자 지난 해 10월 중순 이를 훔쳐 가출한다.

“지난해 10월 집을 나간 뒤 연락인 안돼 어머니께 이 사실을 알렸고, 어머니는 충격으로 쓰러져 아직도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는 남편은“아버지가 위암으로 수술을 받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러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고, 시어머니도“자칫 남편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 며느리를 꼭 잡아 조속히 돈을 회수해 달라”고 경찰에 호소했다.그러나 지난 3일 청주 동부서에 붙잡힌 며느리는 대부분의 돈을 날린 상태였다.

“알고 지내던 손님에게 줬다”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돈을 빼 돌리기 시작했고, 같은 해 10월 중순 범행이 탄로나자 가출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해 6월 18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 은행에서 훔친 시어머니의 도장으로 1억 2천여 만원의 저축예금청구서를 위조해 자신의 비밀계좌로 이체했다.

또 나머지 3000만원은 8개월 전부터 주점을 하면서 손님으로 알게된 K모씨에게 계좌이체 시켜준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또 시어머니 통장에서 빼돌린 1억 2000만원 중 일부도 K씨에게 건네진 것으로 보고있다.

김씨는 경찰 진술에서 김씨와의 내연관계 추정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으며 “가게에 드나들었던 그가 직원들과 술을 마시며 회사 사정이 어려워 급여를 주지 못한다는 말이 딱해 돈을 빌려주게 된 것”이라며 “K씨가 돈을 먼저 요구한 사실은 없다”고 말해 경찰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경찰은 “김씨가 돈을 빼돌려 사용한 사실에 대해선 시인하고 있지만 그밖에 사안에 대해선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하고 있어 추가조사에 나서고 있다”며 “조기에 수술치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는 시아버지의 병세를 알면서도 수술비용을 빼돌려 사용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해 구속수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시어머니와 남편의 고소로 경찰이 수사에 돌입하자 김씨는 남편과 이혼소송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후 함께 살면서 남편에게 자주 맞았다는 것. 그러나 남편은“아내가 가출 전에도 외출. 외박이 잦았다”며 “아무리 부부로 살아왔지만 천륜을 저버린 점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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