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주최 ‘재경 청주인의 밤‘에 인사 200여명 참석
‘충북협회, 자족적인 친목도모 단체보다 개혁적으로 바뀌어야”

청주시는 지난 4월 27일 오후7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재경 청주인의 밤‘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행사에는 정계·재계·학계인사들과 중앙부처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 서울에 거주하는 역대 청주시장, 각 학교 동문회장단 등이 초청됐고 청주시에서는 한대수 시장과 연영석 부시장, 각 국장 그리고 시의회에서 김영근 의장과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200여명의 인사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노승조 기획행정국장은 2004년 청주시 주요 업무와 2005년 국비지원사업을 소개하고 국가단위 대형사업 유치및 국비 확보의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런 자리를 통해 청주인들의 애향심을 고취하고 국비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면 시정을 펴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출향인사들끼리 친목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더 많은 인사들을 초청하고 벤처기업가 같은 젊은 기업인들과 충북학사에 거주하는 대학생들도 참여시킬 계획이라는 것.

충북협회 신년교례회·청주 충주시 주최 행사 고작
이 때 충북인들은 다른 지역 출신보다 결속력이 약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다. 중앙의 인맥 중 충북 출신들이 다른 지역보다 적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중앙에서 활동하는 모씨는 “서울에서 성공한 충북 출신 중에는 혼자 상경해서 노력하여 이름을 얻었거나, 그도 아니면 호남 혹은 영남 밧줄을 타고 올라왔다는 말이 있었다. 물론 요즘은 달라졌다. 출향인사들끼리 비공식적인 모임이 많아 협조도 잘 되고 정보교류도 원활하게 된다”며 “지자체에서 하는 출향인사 모임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내용면에서 손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 인사는 “시정을 펴는데 있어 재경인사들의 협조를 구하고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청주인의 밤‘ 행사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재경인사들끼리 교류의 장도 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 출향인사들이 공식적으로 모이는 자리는 충북협회의 신년교례회를 비롯해 청주시와 충주시가 주최하는 교류의 장이 고작이다. 자치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는 1년에 한 번 하는 것이지만 충북협회는 따로 상근자와 사무실을 두고 있다.
충북도에서는 별도 모임을 갖지 않고 충북협회의 신년교례회 때 도정 설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충북협회가 재경인사들의 센터가 되고 있는 것.

해방 이듬해인 1946년 6월 충북관계 및 재경인사들의 모임에서 협회 필요성이 제기돼 48년 설립된 충북협회는 재경 충북도민들의 친목도모와 충북지방 발전을 목적으로 탄생된 단체.  그러나 단순한 친목단체의 성격을 넘어 재경인사들의 역량결집 및 서울과 충북의 가교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충북협회는 임광수 임광토건 회장이 지난 85년 제7대 회장에 취임한 이래 현재까지 20년 동안 장기집권 하는데다 조직이 노후해 문제라는 이야기가 종종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더욱이 회원들이 현역에서 물러난 60대 이상이 많다보니 ‘충북 양로원’이라는 곱지 않은 말까지 듣고 있다. 상근직원 3명을 두고 재경인사들의 센터역할을 하고 있으나 사교차원을 벗어나지 못해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 행사도 적극적인 만남의 장 돼야 
이에 대해 출향인사 모씨는 “충북협회는 형식화되고 지역유지처럼 군림하려는 경향이 강해젊은 재경인사들은 가기를 꺼린다. 이제 지역토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자족적이며 친목도모 성격이 강한 단체보다는 개혁적이고 지방분권시대에 맞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모두 낙선하고 열린우리당이 당선됐다는 사실은 지역의 질서가 개편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래서 충북협회가 방향을 획기적으로 틀거나 아니면 아주 새로운 단체 출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청주지역에서는 40대의 각계 인사로 조직된 ‘충북사랑회’라는 모임에 대해 주시하고 있으나 임원 모씨는 정회원이 30∼40명에 불과한 친목단체라고 일축했다.

그런가하면 청주시가 주최한 ‘재경 청주인의 밤‘도 내용면에서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자체에서 각 분야 인사들을 초청해 시정설명하고 밥 한끼 나누고 헤어지기 보다는 적극적인 만남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마침 열린우리당이 강원도 설악산에서 연 당선자 워크숍과 날짜가 겹쳐 17대 지역 국회의원 전원이 불참, 분위기가 썰렁했다는 후문이다. 시 관계자는 “이미 초청대상자들에게 연락하고 초청장을 발송했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었다”고 했지만 항간에서는 국비확보 요청을 하는 자리인 만큼 날짜를 바꿔서라도 국회의원들을 참석하도록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청주시는 금년에 보통교부세 635억원, 보조금 640억원, 양여금 152억원 등의 국비를 확보했다. 시에서는 교부세가 지난해보다 117%, 보조금 22.4%, 양여금이 21.9% 증가한 금액이라며 내년에도 많은 국비를 확보해 예정된 사업을 추진할 뜻을 비쳤다. 특히 해마다 5월은 각 부처에서 내년 예산을 기획예산처에 요구하는 기간이어서 어느 때보다 ‘힘있는’ 재경인사들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련자들의 말이다.

청주시가 4월에 ‘청주인의 밤‘을 연 것도 이런 ‘깊은 뜻’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재경인사 만남의 장에서 꼭 이런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치단체와 인사들간의 밀접한 교류는 청주시, 나아가 충북도를 발전시키는데 일조한ㄴ다. 따라서 지자체에서는 밥 한 끼 먹고 헤어지는 식 보다는 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장(場)으로 발전시키고, 충북협회같은 조직도 새로운 분위기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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