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대표적인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등 경제·재정적 안정성에 대한 외국의 시선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달 27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인 더블A(Aa3)로 올렸다. 또한 피치는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는데 이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르는 쾌거였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를 통해 세계 19위에 오르면서 지난해보다 5단계나 뛰어올랐다.

그런데 국내의 실물경제 흐름은 외국의 시각과 사뭇 다르다. 최근 한국 경제가 ’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불경기에 빠져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장기적인 잠재성장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고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경제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우리 지역경제의 현실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발표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충북 대형소매점 판매액이 전년동월대비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그 폭도 커지고 있다. 무역수지는 2009년 1월 이후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수출액과 수입액,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모두 줄어 지역 수출입업체가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푸어’ 신드롬은 현 경기상황을 대변하는 상징어가 되고 있다.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하우스 푸어’, ‘에듀 푸어’, ‘허니문 푸어’, ‘실버 푸어’, ‘소호(SOHO) 푸어’ 등에는 무너지고 있는 중산층의 위태로운 삶이 짙게 배어있다.

그러나 지금의 시장경제 불안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산업육성지원은 매년 줄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90년대 후반부터 정부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별로 특화된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지역산업진흥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그동안 지역을 신산업 거점으로 조성하는 한편 중소·중견기업 육성과 고용창출로 지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최근 4년간(’07 ~’10) 지역산업진흥사업을 통해 국내기업 전체에 비해 높은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11.7% 대비 20.6%)과 영업이익 증가율(14.7% 대비 23.1%)을 시현함으로써 지역경쟁력 강화의 토대를 갖췄다.

특히 최근 5년간(’05~’09) 지역산업진흥사업을 통해 전국에서 474백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는데, 충북은 같은 기간 동안 65백여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국대비 약 14%에 해당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지역의 자생적 경쟁력 확보는 아직도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만약 지역산업진흥사업이 2012년 말 종료되고 후속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상당수 지역중소기업들은 정책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경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일자리 창출여력도 크게 약화되어 지역경기 침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아직도 지역중소기업들은 여러 가지 지원시책에 목말라하고 있다. 일자리 제공을 통한 중산층의 소득배가도 시급하다. 따라서 2013년부터 지역산업진흥사업에 대한 예산을 현 정부 지원의 연평균 규모 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여 지역중소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체계를 공고히 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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