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고지 문턱에서 통합 청주시장으로 선회할 가능성
“이들 시장 나가면 나는 보궐선거 나가겠다”는 사람도

▲ 위상과 규모면에서 충북의 과반인 통합 청주시장에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도전할 거라는 소문이 돈다. 본인들은 극구 부인하지만 의원직을 사퇴하면 보궐선거에 나간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4선에 대한 부담감과 이시종 지사가 보여준 선례에 비춰볼 때 소문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오제세(좌), 노영민 의원(우).

청주시 청원군 통합시의 명칭이 청주시로 확정된 가운데 2년 후 치러질 통합시장 선거와 관련해 당사자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들이 시장에 출마하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자천(自薦) 의지를 밝히는 인사들이 있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통합 청주시장 선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 위상과 규모 때문이다. 일단 청주와 청원의 인구를 더하면 83만명에 달해 도내 전체인구 157만명의 52.4%에 이르게 된다. 면적도 967㎢로 전국에서 23번째에 해당되며, 이는 서울 605㎢, 대전 540㎢보다도 넓은 것이다. 더욱이 첫 번째로 뽑는 청주시장이기 때문에 충북지사 선거 이상 화제가 될 공산이 크다.

현재로서는 그 누구도 자신이 통합시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사람은 없지만 일단 현직인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종윤 청원군수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통합시장으로 재선을 꿈꾸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통합시장에 나서기 위해서는 당내 교통정리를 거쳐야한다.

새누리당 등에서는 윤경식(청주 흥덕갑) 당협위원장, 이승훈(청원) 당협위원장, 윤의권(청주 상당) 전 당협위원장, 이대원 전 충북도의회 의장 등 그동안 자천타천으로 거론됐던 잠재적 후보군들이 출마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부각되는 인물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소문이 난 것은 노영민(흥덕을) 의원이다. 노 의원실 관계자조차도 “차기 도지사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돌더니 통합시장 얘기까지 나온다. 아마도 ‘통합시 지원법안’을 발의하다 보니 그런 의심을 받는 것 같은데 가능성은 0%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장 출마설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3선 의원에게 부담스러운 얘기다”라며 “특별한 상황이 발생해서 당이 출마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못 박았다.

4선 좌절 홍재형은 ‘반면교사’

종합해 보면 노 의원이 통합시 관련 법안을 발의하자 자신의 앞길을 닦는 것이라는 오해가 불거진 것이다. 소문을 증폭시킨 사람들은 노 의원이 시장선거에 나설 경우 빈자리를 노리는 입지자(立志者)들이다. 이들의 희망사항을 뼈대로 이야기에 살이 붙어 현역 의원 출마설이 불거진 것이다.

노 의원이 아니라면 오제세(흥덕갑) 의원은 어떨까? 오 의원은 과거 청주 부시장을 지낸 행정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보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오 의원 역시 “전혀 고려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관심도 없다. 여기(국회)에서 일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어찌 됐든 민주당 현역의원들이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통합 청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몇 가지 더 있다. 첫 번째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보여준 선례(先例) 혹은 선례(善例) 때문이다. 이 지사는 민선 충주시장 3선, 국회의원 재선 등 충북지사 선거까지 모두 6전6승을 거뒀다. 특이하게도 충주시장 임기 중에 사퇴서를 내고 국회의원으로 말을 갈아탔으며, 다시 의원직을 사퇴하고 도지사에 도전했다. 천운과도 같은 기회를 잡아 계속 새로운 도전에 성공한 셈이다.

이에 반해 “충청권 최초의 국회의장이 되겠다”며 인물론을 내세웠던 홍재형 전 의원은 지난 4.11 총선에서 4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청주의 민주당 국회의원 2인은 모두 4선 고지 앞에 서있다. 아무리 잘 나가는 정치인이라도 견제 없는 다선에는 충북의 민심이 박하다는 반면교사를 눈으로 지켜본 만큼 지금은 아니지만 진로수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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