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배 충주시의회 의원

시의원이 되어 전반기 임기 2년을 갓 넘긴 내게 늘 궁금한 것 하나가 있다. 과연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사, 국회의원, 시장, 군수의 이름은 물론 도의원이나 시·군의원의 이름은 차치하고라도 이들의 성(性)만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까 하는 것이다.

그게 궁금한 것은 그것이 그 개인에 대한 관심을 넘어 그 조직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자 척도로도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지만 가끔 그 관심의 정도를 상상해 볼 때마다 부끄럽기 짝이 없음을 스스로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지나고 보니 의회와 의원이 언론이나 주민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3, 4년째 동결되는 의정비를 물가 상승률이라도 반영하려는 움직임만 보여도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뭇매를 맞기가 일쑤고 연간 180만 원 지원되는 해외연수비를 쓸 때마다 ‘관광성 외유’라는 비판에 죄인 아닌 죄인으로 매몰되는 아픔을 겪는 일이나 음주운전이라도 걸려 도덕성 시비에 논란이 되는 경우들이 바로 의회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단골 메뉴들이다.

지방자치 실시에 따른 의정활동 20여년의 관심의 역사가 이런 정도로 쳇바퀴를 돌고 있다 보니 의회는 없어도 되는 필요악일수도 있고, 의원들은 놀고먹으며 이권에 개입하고 때로는 비도덕적이며 폼이나 재고 예산이나 축내며 정당싸움이나 일삼는 한심한 사람들이라는 부정적 인상들이 덧씌워져 있는 현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다.

물론 의원들이 시민과 접촉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데 미흡하고, 주민들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입안하는 일이 미흡하고,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능력이 미흡하고, 전문성 제고나 책임 있는 행동들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그 1차적 책임이 의회와 의원들에게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러한 족쇄에 갇혀 의회의 부정적인 관심만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수준이라면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꽃인 의회나 의원들의 행태 또한 지금의 현상을 벗어나지 못할 것임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또한 지울 수가 없다.

충주시의회를 보면 지난해부터 충주시의회를 방청한 시민은 모두 78명이다. 의회가 열릴 때마다 평균 5명 미만의 시민이 방청한 셈이니 회의가 시민들의 관심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충주시와 충주시의회 홈페이지에 나타난 의회에 대한 건의, 질문 등은 2010년 4건, 2011년 2건, 2012년 9건 으로 온라인에서도 시민들의 기대가 바닥을 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제 우리들 모두가 의회나 의원들에 대한 기대를 완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부정적 관심을 긍정적인 관심으로 바꿔 의회와 의원들을 변화시키는 방법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지역마다 충주유권자연맹같은 의회지킴이, 의정감시단을 만들고 주민스스로와 사회, 직능단체들이 수시로 의회를 방청하고 의회 속기록을 분석하고 조례 제정 등을 살피며 의원들의 공약이행 정도, 의회에서의 발언, 의안에 대한 표결, 개별활동, 출석 등을 파악하고 평가하고 그 결과를 알리고 잘한 일을 장려하는 등의 관심을 높여가는 일이 바람직하다.

지방의회의 발전은 그 지역 주민의 관심의 크기만큼 이루어진다는 사실 앞에 과연 우리들은 어떤 모습으로 설 것인가 함께 고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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