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고 하였습니다. 백성의 마음이 곧 하늘의 마음이라는 이 말은 그 옛날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들에게 백성을 하늘로 알고 결코 거스르지 말 것을 강조한 경구(警句)입니다.

지난 시절 성현들은 백성을 곧잘 호랑이에 비유하여 항상 두려워하라고 권력자들에게 일렀습니다. 백성들이란 평소에는 양처럼 순해 보이지만 한번 성이 나기만 하면 세상을 뒤엎는 무서운 힘을 가진 존재이므로 절대로 업신여기거나 깔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에 남은 현군(賢君)들은 백성을 하늘처럼 알고 나라를 다스린 사람들이지만 나라를 망친 통치자들은 하나같이 백성을 깔보고 짓밟았던 자들입니다. 성공한 제왕들은 백성을 받들어 호랑이를 양으로 만든 사람들이요, 실패한 통치자들은 민심을 거슬러 양을 호랑이로 만들어 화를 자초한 자들입니다.

덕치주의자인 맹자가 어느 날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한 제자가 천하를 얻고 잃는 것에 대해 묻자 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걸(桀)과 주(紂)가 천하를 잃은 것은 그 백성을 잃은 때문이다. 백성을 잃은 것은  민심을 잃은 때문이다. 천하를 얻는데는 방법이 있으니 백성을 얻으면 곧 천하를 얻을 수 있다. 그 백성을 얻는데는 방법이 있으니 민심을 얻으면 곧 백성을 얻을 것이다. 민심을 얻는데는 방법이 있다. 백성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하게 해주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걸은 중국역사상 폭군으로 유명한 하(夏)나라의 걸 왕을 말함이요, 주는 은(殷)나라의 폭군입니다. 이들은 둘 다 백성을 짓밟고 폭정을 일삼다 나라를 망친 인물들인데 마지막에 파멸을 맞은 점이 똑 같아 후세 역사는 이들을 ‘걸주’라 하여 악덕의 상징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민심을 반하는 자는 천하를 얻기도 어려우려니와 설령 천하를 얻는다해도 민심을 거슬러 필연적으로 화를 당하게 마련인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그러기에 자고(自古)로 권력을 쥔 자들을 호랑이 등에 탄 사람의 형국으로 비유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호랑이는 등에 올라타기도 어려우려니와 등에서 내려오기란 더욱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명한 우리국민들은 지난 총선에서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습니다. 힘을 과신하고 민심을 거스르는 오만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민심의 준엄한 심판이 어떤 것인지를 똑똑히 보여 준 것이 바로 4,15총선 이었습니다.

자업자득(自業自得), 그렇습니다. 탄핵국회의 ‘명언’이 된 ‘자업자득’은 여당이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그것을 주도한 야 3당에 되돌아갔으니 말입니다. 후회막급이겠지만 물은 엎질러졌고 버스는 이미 떠나갔습니다. 민심은 그처럼 냉엄합니다. 그것이 이번 총선이 준 교훈입니다.

각설. 열차 대 폭발사고로 북한 신의주 인근의 룡천이 순식간에 초토가 되었다고 합니다. TV화면의 폐허가 된 주택가, 화상으로 얼굴이 망가진 어린아이들, 부상자들의 신음소리, 망연자실 넋을 잃고있는 주민들의 처참한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생지옥 그대로 입니다.

그러잖아도 식량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죄 없는 주민들이 설상가상으로 날 벼락까지 맞아야하는 상황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더욱이 희생자들의 절반이 철모르는 아이들이라기에 그 아픔은 한층 더 합니다.

다행히 우리 정부가 발빠르게 나서고 적십자, 민간사회단체, 신문 방송, 정치권, 기업, 해외동포들에 이르기까지 범국민적인 구호운동에 호응하고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동포애의 발로입니다.

전 같으면 딴죽이나 걸었을 한나라당, 보수신문들, 보수단체들까지 팔을 걷고 나서는 모습은 월드컵이후 다시 국론이 하나되는 계기가 되고있는 듯 합니다. 민족이 어려움에 처할 때 체제와 이념을 초월해 팔을 걷는 모습은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참으로 흐뭇한 우리 민족의 미덕입니다.

하루 빨리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고 삶의 터전이 복구되었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다 같이 룡천동포들에게 위로와 용기와 희망을 보내야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