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범덕 청주시장

“여성들에게 일·가정 양립하도록 노력”
‘성평등의식과 인프라 구축 함께 가야 여성친화도시’ 강조

한범덕 시장은 여성친화도시의 세부사업 중 ‘일·가정 양립’을 가장 중요시한다.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무리없이 이끌어갈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줘야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성을 위한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설치하는 일은 하되 의식을 바꾸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한 시장은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양성평등의식이 있어야 여성친화도시도 되는 것이다. 여성이 사회로 진출하려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 청주시가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여성친화도시는 성평등의식과 인프라 구축 두 가지가 함께 가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사회적 약자들도 제품·건축·환경·서비스 등을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쥐는 힘이 약한 사람들을 위해 레버식 문 손잡이를 설계하는 것 등이 여기 해당된다.

여성친화도시는 어느 한 부서만이 아니라 전체 공무원이 관심을 가져야 되는 일 아니냐고 하자 그는 “우리 남자 직원들에게 성평등의식을 가지라고 많이 주문한다. 예를 들어 집안 일도 ‘도와준다’고 하지 말고 ‘같이 가사분담 한다’고 생각하라고 한다. 그랬더니 인식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한 시장이 여성친화도시에 의욕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나 문제는 공무원 들이다. 공무원들의 잦은 이동과 성평등의식 부재로 목표를 얼마나 달성할까 의심스럽다. 그런 점에서 한 개 과에서 추진하기 보다는 여성친화도시추진단을 만들어 민관협력 체계로 가는 것이 좋다. 만일 어렵다면 다른 방법으로 민관협력기구를 만들어 모든 정책에 여성친화개념이 녹아들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뷰/ 민경자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여성에게 특혜주고 남성 차별 아니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이기 때문에 불편·부당·불안한 측면 제거하자는 것”

‘여성친화도시 여울림 청주’의 연구용역을 수행한 기관은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다. 충북여성발전센터는 연구원 수도 몇 명 안되고 성격도 연구기관이 아닌데 반해 이 곳은 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는 특히 민경자 원장이 연구의 뼈대를 잡는 등 관여를 많이 했다. 대부분의 연구용역이 책임연구원 선에서 이뤄지나 청주와의 인연과 그 중요성 때문에 관심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민 원장과 연구원들은 최근 여성친화도시 청주시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민 원장은 “한범덕 시장이 큰 관심을 보이면서 매 회의 때마다 참석해 기분이 좋았다. 이 사업은 시장과 시의원들이 끌고가야 한다. 잠깐 하다말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여성친화도시 사업을 계기로 청주시가 명실공히 여성적인 도시로 태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여성친화도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어 이 개념을 인식시키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모든 분야에 성평등관점이 도입되면서 여성의 참여를 우선시하게 됐고, 이것을 프로젝트화 한 것이 여성친화도시”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성친화도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오해는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가지 오해는 여성친화도시가 모두에게 좋은 도시라는 것과 여성에게 특혜를 준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먼저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이기 때문에 불편·부당·불안한 것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배려하다보면 결국은 누구에게나 편안한 도시가 되지만 처음부터 모두를 위한 도시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이 밤길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개선한다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모든 사람을 위한 도시를 만든다면 굳이 여성친화도시라고 이름붙일 필요가 없지 않은가. 또 하나는 여성이라고 특혜를 주고 남성을 역차별 하자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또 여성친화도시가 유행처럼 확산되나 여성가족부가 좀 더 철저하게 평가해서 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니터단이나 서포터즈를 제대로 교육시켜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주시 역시 서포터즈들을 잘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바로 바로 개선해야 이름 그대로의 여성친화도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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