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4~5차례 기획공연…예산 부족으로 기획사와 공동 주최 대부분
타시도처럼 ‘전문 공연기획팀’신설돼야 여론비등

청주시의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인 예술의 전당이 ‘대관’이라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기획’이라는 경영마인드를 도입하고 나섰다. 이는 기획공연예산을 따로 세워, 매년 4~5개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것. 올해 상반기에만 ‘이루마 로맨틱콘서트’, ‘김성녀와 떠나는 음악여행’을 열었고, 오는 5월 2일부터 5일까지는 어린이날을 맞이 가족뮤지컬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을 준비중이다.

문화예술체육회관 관계자는 “매년 8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이전에는 공연이 활발히 기획되지 못해 일반회계 예산으로 돌렸으나, 최근 몇년전부터 기획공연이 활성화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용예산이 8000만원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시의 단독주최공연은 1~2개정도이고, 대부분은 기획사와 50:50으로 투자하고, 이윤도 정확히 분배한다”고 설명했다.

“발품팔아 공연 유치한다”

청주시는 지난해 4개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어린이날 기념 ‘오즈의 마법사’, 서혜경 초청연주회, 김영임 ‘효’콘서트, 그리고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초청공연이 열렸다.

서혜경 공연의 경우 시가 단독개최했는데, 이는 지역의 기획사들이 수익성을 따져봤을때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공동주최를 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예상외로 서혜경 콘서트가 쏠쏠한 수익을 남겼고, 또한 연말 장애우를 위한 공연으로 마련된 이희아의 공연도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는 것. 이희아의 공연은 도내 장애복지시설에 표를 나눠졌는데, 입소문이 나서 일반인들도 공연을 볼 수 없냐는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담당공무원은 “이희아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희아가 다니는 교장선생님을 먼저 섭외하고, 그다음 부모님을 만나는 등 여러절차를 거쳐 공연을 열게됐다. 또 얼마전 열린 ‘김성녀와 떠나는 음악여행’도 역시 시의 단독개최였는데, 김성녀씨를 직접 찾아가 시민들을 위한 행사니 도움을 달라고 요청해 저렴한 가격에 공연을 성사시켰다. 가용예산이 적어 대형공연을 유치하기가 어려워 발품을 팔기도 하지만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을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예술체육회관의 ‘유일한 수익사업’인 공연기획사업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꾸려가는 것이 아니라 행정공무원들이 그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때도 많다. 그래서 기획사와 공동주최를 하는 것이 대부분. 이는 홍보나 기획의 전문성을 확보할수 있고, 또한 가용예산내에서 공연을 다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시는 공연예산과 수익을 따로잡기때문에 일반공연단체처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기획사 역시 시와 공동주최라는 타이틀을 얻고, 홍보에도 장점이 있기 때문에 손을 잡는다는 것.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시와 공동주최를 하는 지역의 한 기획사 대표는 “아무래도 기획사들이 중앙 공연단체들과의 루트가 잘돼있다. 한마디로 ‘상부상조’시스템이다. 시는 대관을 책임지고, 기획 및 홍보는 기획사에서 역할을 분담한다”고 말했다.

시 기획공연, “특혜주지마라”

그러나 지역의 예술인 K씨는 “서울 예술의 전당의 경우 전문가들로 조직된 공연기획팀이 공연전반을 관할하고 있다. 다른 타시도 또한 문화예술체육회관내 공연기획팀을 따로 두고, 시민들에게 양질의 공연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문제제기했다. “청주시도 언제까지 기획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독자적인 기획공연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것. 또한 시 주최공연의 경우 무료대관이 가능하고, 홍보 또한 일반예술단체에 비해 일종의 ‘혜택’을 누린다고 꼬집었다.

K씨의 말이다. “현재로선 공연홍보는 포스터와 플래카드, 스팟광고 등인데 시 공연일경우 포스터가 전지역을 도배해도 절대 떨어지는 법이 없다. 영세한 예술단체는 포스터 부착하면 불법이기 때문에 곧바로 시에서 벌금을 물기 일쑤다. 시는 거의 중앙에서 우수공연을 유치하는 형국이고, 지역의 예술단체들은 비는 대관날짜를 잡기도 쉽지 않다.”

시 담당자는 “적은예산으로 공연을 홍보하다보니 어쩔수 없이 포스터에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불만을 극복하기 위해 시 게시대의 배치변경이나 게시대 수를 늘리는 방향도 고려중이다. 그리고 대관료의 경우 시 단독공연에는 무료이지만, 기획사와 공동주최일때는 대관료값도 따로 계산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공연섭외는 클래식이나 어린이날 맞춤공연 등 그 때마다 시민들의 문화향수 증대를 위해 신중히 선택한다. 또한 클래식 공연은 워낙 고가라서 시민들을 위해 저렴한 관람료를 내는 공연을 만드는데 애쓴다”고 부연설명했다.

지난해 문화예술체육회관의 대관은 대공연장 125건, 소공연장 162건이었고, 시립예술단의 4개 단체 공연(찾아가는 공연 포함)이 총 203건이었다. 세부적으로 교향악단 28건, 합창단 47건, 무용단 56건, 국악단 72건이고, 그리고 기획공연이 4건이었다.

지역의 문화예술종사자들은 “시의 기획공연에 대해서는 찬성이지만, 지금의 시스템에서 전문성이 보강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예술의전당은 대관비율이 자체공연보다도 숫자상으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공연전반의 전체적인 코디를 할 수 있는 문화기획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타시도 예술의 전당내에 예술감독이나 문화기획자들이 포진해있는 예를 청주시도 이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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