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수도관리사업소 “청주시 수돗물은 안전하다”강조
회남수역 조류주의보 9일 발령…지난해에도 발령됐다

먹는 물 공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상수원에 퍼진 녹조 때문이다. 올해 녹조는 유난히 심하다. 낙동강 중·상류, 대청호, 팔당댐, 북한강 등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녹조가 발생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대청호 물을 먹고 있는 청주시 수돗물은 안전할까. 결론적으론 지금까지는 양호하다.

대청호는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되지 않아 이번 녹조현상을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하순부터 이어진 폭염과 일조량 증가, 강수량 부족은 녹조를 부추겼지만 4대강 사업으로 보가 들어서면서 유속이 느려진 것도 녹조사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정부는 녹조를 처음에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 탓으로 돌렸지만 그간 녹조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던 한강과 낙동강에서 두드러지자 이러한 답변은 설득력을 잃었다. 이곳은 4대강 사업으로 새롭게 보가 설치돼 문제가 일어나고 있어 그 원인이 4대강 사업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한강에는 4년 만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돼 급기야 지난 10일 오전부터 충주댐 문을 열었다. 충추댐의 비상방류량을 초당 540톤으로 평상시 보다 5배 늘렸다. 한강의 녹조현상은 댐 방류와 지난 주말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주춤해지고 있다.

▲ 문의취수탑에는 한 때 녹조로 인해 물 색깔이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았지만 지난 주말 많은 비로 인해 녹조현상이 줄어들었다. 대청호 문의취수탑에는 아직 조류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13일 문의취수탑에서 촬영했다. /사진=육성준 기자

문의취수탑, 아직은 괜찮다

대청호는 3개 수역을 확보하고 있다. 문의취수탑, 추동취수탑, 회남수역이 있는데 문의취수탑은 청주시 지방상수도로 용암동 일대 상당구 주민이 식수로 쓰고 있다. 문의취수탑에서 취수한 물은 지북동 통합정수장에서 정수를 통해 상수도관을 통해 각 가정에 흘러오게 된다. 추동취수탑은 대전시의 상수원으로 대전시 상수도관리사업소가 관리하고 있다.

이번에 녹조 때문에 문제가 된 곳은 회남수역이다. 회남수역에서는 대청호 상류지역으로, 물을 취수하지는 않는다. 조류의 발생이 가장 먼저 이뤄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금강유역환경청(이하 금강청)은 지난 8월 9일 대청호 회남수역에 대하여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 조류주의보는 금강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조류예보제의 가장 낮은 단계인데 클로로필-a량이 15mg/㎥이상, 남조류세포수 500cells/ml이상일 때 발령된다. 회남수역을 제외한 현재 대전취수탑이 위치한 추동수역은 클로로필-a의 농도가 8.7mg/㎥, 청주취수탑의 문의수역은 4.0mg/㎥으로 조류주의보 수준이하인 상태이다.

청주시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청주시민이 마시는 물인 대청호 내 문의수역 수질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이나 조류에 의한 수돗물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하여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 상수원수에 대한 조류종류 및 냄새발생 정도를 검사하고 문의취수탑의 표층, 중층, 바닥에 대한 수심별 수질조사를 실시해 금강청과 별도로 수심별 클로로필-a농도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 또 조류의 영향이 적은 수심의 상수원수를 취수하고 있으며, 지난 8월 1일부터 매일 800kg의 활성탄을 투입하여 조류에 의한 냄새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청주시상수도 사업소 관계자는 “조류에 의해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는 인체에는 무해하며 끓일 경우 대부분 없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문의취수탑, 추동취수탑, 회남수역 모두 8월 12일 경 조류주의보가 내려졌지만 9월 초 해제됐다. 기후 상황에 따라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녹조현상, 또 일어날 수 있다

녹조현상을 막기 위해 관계당국은 배를 띄어서 물의 흐름을 순환시키거나 황토나 활성탄을 뿌리고 있다. 황토를 뿌리면 햇빛을 차단시켜 녹조를 죽게 만드는 것이고, 활성탄은 녹조로 인해 특유의 냄새를 잡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환경전문가들은 “죽은 녹조가 녹조의 또 다른 먹이원이 될 수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댐의 이물질을 걷어내면서 이물질이 물에 흐트러졌고, 이 또한 녹조의 먹이가 됐다. 또 모래를 인위적으로 걷어내면서 자연정수의 역할도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단 녹조가 번성하면 물 표면을 덮으면서 물속 용존산소량을 떨어뜨린다. 심하면 물속 생물들이 죽고 악취가 난다. 먹는물에서는 흙냄새와 비린내가 날 수 있다. 이는 남조류의 한 종류인 ‘아나베나’가 분비하는 ‘지오스민’이라는 냄새 유발 물질 때문이다. 환경부 권고기준은 20ppt(1ppt=1조 분의 1)다. 또 독소도 문제다. ‘미크로시스틴’과 ‘아나톡신’에 함유된 독성 물질이 간질환 따위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조류의 한 종류인 '미크로시스티스'와 '아나베나'에서 생성된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지난 10일 “한강과 낙동강 수계 정수장에서 조류 독성은 검출되지 않았다. 독성물질은 정수과정에서 대부분 걸러진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불안감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대 주부인 김모씨는 “수돗물을 그냥 먹자니 찝찝해서 생수를 사고 있지만, 이마저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조류로 인한 냄새가 문제가 되자 각 지자체에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녹조의 먹이가 되는 질소족 원소 중 하나인 ‘인(P)’의 총량을 제거하는 이른바 인처리 시설을 지자체에 설치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환경전문가는 “4대강 사업 때문에 녹조현상이 일어날 것을 전문가들은 이미 경고했다. 환경부도 그 사실을 모르진 않았다. 이제는 몇백억원을 들여 인처리 시설을 만든 후 처리를 거친 깨끗한 물을 보에 저장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집 수돗물 검사할 수 있다
청주시상수도관리사업소에 문의하면 ‘공짜’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방사능공포가 우리나라에 확산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공기 중 방사능농도를 직접 측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먹는 물 또한 의심된다면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일단 집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을 검사하고 싶으면 청주시상수도관리사업소에 문의하면 된다. 청주시상수도관리사업소는 매일 1회 수돗물 검사를 원수와 정수에 한 해 실시하고 있다. 가정에서 먹고 있는 수돗물도 의뢰하면 검사가 가능하다. 비용은 무료다.

또 집에서 사먹고 있는 생수에 대한 수질이 의심된다면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약 30만원 가량의 비용을 내고 검사하면 된다. 지하수, 정수기 물도 돈을 내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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