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일 경감, 포켓용 외국어 교재 펴내
경찰대 12기 출신…3개 국어로 편찬‘

관광 단양의 경찰이라면 지역의 안녕을 책임지는 파수꾼 뿐 아니라 국제관광 안내원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길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이 도움을 요청하는 데 짐짓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런 딜레마에 처했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민간인이라면 외면으로 곤란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을 지 모른다. 그러나 푸른 제복을 입은 경찰관에게까지 이런 무책임한 행동이 용인될 수는 없을 것이다.

수려한 산수와 풍광을 자랑하는 단양의 경찰이 관광 파수꾼을 자임하고 나섰다.
단양경찰서(서장 양영찬) 중부지구대장 남영일 경감(34)은 최근 자신이 틈틈이 짬을 내 직접 만든 외국어 실무교재 400권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고수동굴 소백산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단양은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명소. 이런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움을 청할 경우 주저 없이 손을 내밀 수 있기 위해선 경찰관들의 기초적인 어학 실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남 경감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교재를 만든 것이다. 이름하여 ‘지역경찰 실무 외국어 매뉴얼’.

80쪽 분량에 포켓용 크기로 만든 이 책자는 △기본표현 △교통·지리 안내 △분실·도난·습득물신고 △미아신고 등이 접수됐을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요긴한 표현은 물론 △외국인 범죄 발생 시 고지사항 △외국인체류자격 △주한 외국대사관 현황 등까지 소개, 업무처리에 도움이 되도록 꾸며졌다. 게다가 이 책은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을 고려, 같은 표현마다 영어 일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소개하고 일선 경찰관들이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우리말로 표기했다.

남영일 중부지구대장은 “저는 편집만 했을 뿐이고 학교 선생님과 관광호텔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 책을 만들었다”고 겸손해 했다. 지난 2월 서울 종암 경찰서에서 근무하다 단양으로 내려 온 남 경감은 경찰대 12기 출신. 남 경감은 “단양경찰은 관광경찰이라는 분명한 자기 색깔을 가져야 한다”면서 “외국인을 만났을 때 자신감을 심어주고 업무추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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