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대 구성원 찬반 분분
의견 수렴 없이 통합 추진한 충주대
“내부 문제로 양측 협의 이끌어 내지 못해”

충주대(총장 성기태)와 청주과학대(총장 김봉숙)의 통합 추진이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통합 추진을 위한 합의서를 교환한 후 2달여가 지났으나 내부적인 문제로 충주대가 진통을 겪고 있어 적극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양 대학은 이번 통합 추진을 통해 정원을 2670명에서 2200여명으로 조정해 2005년 학년도 통합 대학 신입생을 모집키로 했다. 도내 국립대학 통합설이 있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통합 추진이 합의된 것은 도내 초유기 때문에 진행과정,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 대학이 통합 추진에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충주대 구성원들의 내부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충주대 교수협의회가 교수나 학생 등 구성원 간의 사전 협의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반발을 한데서 시작됐다. 지난달 찬반 투표 결과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뒤 내부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청주과학대 관계자는 “충주대 구성원간의 불협화음이 있다. 찬반 의견이 분분해 협의가 늦춰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통합 추진에 합의함에 있어 구성원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까지 감수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통합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과학대측은 ‘통합이 어려워진다’,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 등과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예상외로 진전이 없자 충주대의 발 빠른 대처와 적극적인 협의가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도내 국립대간 통합 논의가 있었던 만큼 충주대 일부 구성원은 충북대를 통합 일순위로 꼽거나, 3개 대학의 통합 추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여론이다. 이에 대해 청주과학대는 3개 대학의 통합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라는 것. “충북대를 포함한 3개 대학의 통합이 꼭 필요하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충주대가 충북대를 통합 대상 일순위로 꼽는다는 일부 구성원들의 의견에 대해 충북대 C교수는 “대학의 통합 문제는 그 필요성이 오래 전부터 논의됐다. 특히 국립대의 경우 1대학 다 캠퍼스제로 운영된다면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다. 우선 충주대와 청주과학대의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2차적으로 충북대와의 통합에 대해 각 대학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C교수는 ‘대학간 경쟁이 치열한 이 시점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 대학 교수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양측이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한 대학의 내부적인 갈등으로 인해 삐걱거린다면 통합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또 구성원들의 의견이 분분한데도 통합 추진에 합의한 학교 측의 안일함도 질책 받아 마땅하다”라고 꼬집었다.  양 대학의 의견 조율로 신입생 모집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하기도 전에 충주대 구성원 간의 불협화음으로 중심을 못 잡아 통합 논의가 원점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양 대학은 합의서를 통해 양교 총장을 대표로한 공동추진위, 구조조정협의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조조정에 협력키로 했다. 또한 교직원과 학생의 불이익 배제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어쨌든 도내 최초라는 기대 속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 성공적인 통합의 일례가 되기를 바란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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