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힐링’ 원하는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숲’ 뜬다···건강+휴양 개념


7월에는 숲으로 가자. 7월의 푸른 숲은 4월의 꽃밭보다 못하지 않다. 우선 당장은 알록달록한 꽃밭에
더 마음을 뺏기지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초록색의 숲이다. 요즘 숲은 최고의 절정기를 맞이했다.
여리기만 하던 초봄의 잎들은 어느새 튼튼해져 숲을 이루고, 색깔도 연초록색이던 것이 진초록색으로
변했다.

숲에 대해 아무런 상식을 갖지 않은 사람도 일단 그 곳에 들어가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자동차들이
빵빵거리며 달리는 대로변에서는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긴장되며 겁이 난다. 그런데 숲으로 들어가면
신경이 저절로 이완된다. 학자들은 숲이 아름다움·냄새 등을 통해 인간정서에 영향을 주고 이 정서
가 인지과정에 작용해 인간을 변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전영우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는 한 시사지에 기고한 글에서 “숲의 공기에는 도시에서 마
시는 것과 달리 피톤치드와 테르펜이 들어있다. 식물은 다른 미생물로부터 자기 몸을 방어하고자 식
물성 살균물질인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나무가 발산하는 이 살균물질은 공기 중의 세균이나 곰팡이를
죽이고, 나무에 해로운 곤충의 활동을 억제한다”면서 “피톤치드와 함께 테르펜은 산림 치유에 중요
한 역할을 한다. 테르펜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없애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는 “수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공원이나 사람의 흔적이 없는
원시숲같은 원생지에서 원기를 회복하고 스트레스를 푼다. 이것이 숲의 가장 큰 역할이다. 숲은 자제
력과 통제력, 사회적응력, 육체적 운동효과, 기분전환 효과를 준다”면서 “숲은 부작용이 없고 오감
을 살려준다”고 강조했다.

산림은 보기만 좋은 게 아니라 치유까지 한다. 이젠 힐링(healing)이 대세다. 힐링캠프, 힐링뮤지컬, 힐링음악, 힐링댄스···무한경쟁과 피로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은 힐링을 간절하게 원한다. 마음의 밧데리가 방전되면 충전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충북대학교는 지난해 산림치유학과를 개설하고 산림청은 ‘치유의 숲’을 조성했다. 정부는 지난해 법을 개정해 치유의 숲 조성 근거를 마련했다. 산림치유란 산림이 가지고 있는 건강 기능을 활용해 인간의 심리적·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유지 또는 제고시키고 면역력 강화를 통해 질병을 억제하고 치유하는 활동을 말한다.

숲은 천천히 걷는 것 만으로도 아토피 피부염과 스트레스, 우울증, 고혈압, 주의력결핍 등을 예방하거나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부작용이 거의 없는 숲은 사람에게 여간 고마운 존재가 아니다. 사람은 자연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난폭해진다. 지나친 현대문명으로 인해 병든 이들이여, 숲에 가서 마음을 충전시키자.

충북대, 대학원에 산림치유학과 개설
산림치유연구사업단도 선정되는 등 이 분야 선점
충북대학교가 전국 처음으로 대학원 과정에 산림치유학과를 개설했다. 지난해 3월에는 석사과정을,
올 3월에는 박사과정을 신설해 현재 양쪽 합쳐 30명이 재학중이다. 이 학과는 산림을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주는 보건복지자원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교수진도 산림학·의학·체육학·식품
학·경제학·화학 전공자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신원섭 주임교수는 이미 몇 년전부터 산림학과와 의과대가 공동연구 해온 기초가 있었기 때문에 대학
원과정을 개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과대와 공동연구한 이유는 건강과 연관이 많기 때문.
공부를 하면 이 학문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가도 중요한 일. 신 교수는 “산림치유학과를 졸업
하면 산림치유지도사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연구직이나 치유의 숲 같은데서 일할 수 있다”면서 “치
유의 숲에는 치유 숲길·건강증진센터·명상센터·물 치료시설·음이온 시설·건강체크 시설 등이 들
어선다. 산림치유지도사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런 시설을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산림치유학과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재학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니 자체적으로 나눔의 숲 캠프를 운영하고 한국산림휴양학회 학술세미나에 참석하는가 하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치유의 숲으로 연구탐방을 다녀오기도 했다.

한편 충북대 산림학과와 대학원 산림치유학과는 지난 5월 산림청에서 공모한 산림치유연구사업단에
선정돼 이래저래 이 분야에서는 큰 소리를 칠 수 있게 됐다. 산림청은 충북대와 고려대 의대, 서울대
간호대를 선정했다. 이 대학들은 앞으로 산림의 치유인자와 기능 및 효과를 규명해 전국민이 혜택받
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한다. 5년간 총 30억원의 사업비를 받고 산림치유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에도 투자한다.

‘치유의 숲’ 전국 어디에 있을까
산음·숲체원·편백 등 세 군데, 일찍 예약해야 사용가능
산림청은 현재 치유의 숲으로 세 군데를 지정했다. 경기 양평의 ‘산음 치유의 숲’과 강원 횡성의 ‘숲체원의 치유의 숲’, 전남 장성의 ‘편백 치유의 숲’이다. 산음 치유의 숲은 산음자연휴양림(전화 031-774-8133)과 연계해 운영되고 숲체원 치유의 숲(033-340-6300, www.soop21.kr)은 한국녹색문화재단이 운영한다.

그리고 편백 치유의 숲(061-393-1777, cafe.daum.net/mommamhealing)은 조림왕 임종국 선생이 조성한 편백숲을 국가에서 다시 매입해 자연휴양림으로 개발한 곳이다. 모두 사전에 예약해야 사용이 가능하다. 웬만해서는 휴양림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것 처럼 이 곳도 일찍 서둘러야 예약할 수 있다. 올 여름 휴가 때 치유의 숲에서 특별한 경험을 해보는 것도 기억에 남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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